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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비문연대 성공의 조건 본문
정국이 빠르게 조기대선 정국으로 리셋되고 있습니다. 각 당은 현재 활발하게 대선주자들을 뽑는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대통령 탄핵 뒤 문재인 대세론은 여전히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선 참여 선거인단이 200만을 넘어서면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지표상 안희정 이재명 후보의 추가 도약 징후가 없어 좀 안타깝긴 하지만 앞으로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지 관심을 모읍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후보가 손학규 박주선 후보를 이길 것으로 보입니다. 바른정당은 유승민 후보가 초반 기선을 제압했고,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후보가 거세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대충 대진표는 문재인(안희정)-안철수-홍준표 정도의 3파전이 유력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김종인 전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비문연대라는 변수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성사될 경우 그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듯합니다. 비문진영의 연합군이 내각 드림팀을 꾸릴 경우 문재인 후보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기도 합니다. 이번 대선만큼 경우의 수나 변수가 많은 대선도 없는 듯 합니다. 이럴수록 네거티브 전략이 아닌 자신들만의 장점으로 승부를 끌어가야 할 것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국민들도 이제 '가짜 대통령' 판별력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비문연대가 이번 대선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은 정치전문웹진 피처링에 게재한 기사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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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으로 정국은 빠르게 대선 정국으로 바뀌고 있다. 대선일정도 5월 9일로 확정됐다. 각 당도 대선 후보 선출을 대선 한달 전인 4월 9일 이전까지는 마칠 전망이다. 현재 활발한 예선전이 진행중이다. 간략하게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은 경선 참여 선거인단 신청이 200만명이 넘어서며 흥행을 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의 대세론이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안철수 손학규 박주선 후보의 3파전. 별 이변이 없는 한 안 후보의 낙승이 예상된다.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후보의 ‘당내 대세론’이 어느 정도 먹히는 분위기다.
각 당의 예선 결과를 토대로 이번 대선의 대진표를 예상해 보면 문재인-안철수-홍준표의 3파전이 유력해 보인다. 문제는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가 고군분투중인 ‘비문연대’, 즉 빅 텐트론의 성사 여부다. 문재인 후보가 대선 50일을 남겨두고도 35% 안팎의 지지율로 대세론을 형성함에 따라 현재로서는 비문연대의 단일후보가 나서서 진보 대 중도보수의 대결로 좁혀져야 그나마 비문연대가 승산이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바른정당까지 연대의 범위로 간주하고 빅 텐트를 만들 경우, 안철수 손학규 김종인 김무성 유승민 남경필 등의 연합군이 탄생할 수도 있다. 홍준표 후보는 연대 대상에서 빠지겠지만 막판 비문연대 후보 지지선언 유도를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경우의 수는 문재인 대세론을 격파하기 위한 전략에 속한다.
그렇다면 비문연대 전선은 잘 형성될 수 있을까. 필자는 결론부터 말하면 상당히 지난한 작업이 될 것으로 본다. 50대 50 정도의 확률일 것이다. 한국 정치사상 이번의 대연정, 빅텐트론처럼 연대 규모가 광범위한 적이 없었다. 소속 정당이 다른 것은 물론 정치 이념도 조금씩 차이가 난다. 이 모든 ‘허들’을 뛰어넘을 최고의 근육은 바로 반 문재인 론이다. 그 핵심은 바로 개헌이었지만, 일단 이번 대선에서는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3당이 더불어민주당을 쏙 빼고 물밑 진행을 하다가 ‘정략적’이라는 비판에 내몰려 일단 주춤해지는 형국이다. 비문연합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내년 지방선거에 다시 승부수를 띄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문연대의 성사여부가 불투명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반 문재인 연합의 정책공조와 그에 따른 대연정이 아니라는 데 있다. ‘문재인은 절대 안 된다’는 무조건 안티의 조건으로 대연정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이 국민들 눈에는 부정적인, 네거티브 성격의 전술로 보일 수 있다. ‘문재인은 안 된다’는 논리보다 우리가 문재인 후보의 공약보다 나은 게 더 많다는, 미래지향적인 전략을 보여줘야 한다. 3당의 개헌 시도도 발표 몇 시간만에 보기 좋게 깨졌다.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정략적인 꼼수에 속지 않는다. 큰 길을 보여줘야 한다. 물론 문재인의 패권주의를 넘어서기 위해 반문연대를 외치겠지만, 그것으로는 공허하다. 차라리 문재인의 패권주의로라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남기고 간 적폐를 일소하라는 게 탄핵정국의 국민 언명인지도 모른다. 이것이 현재까지도 문재인 대세론의 공고함으로 이어지고 있다. 적폐청산은 여전히 유효한 탄핵 뒤 조기대선의 주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비문연대도 바로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 자칫 권력 나눠먹기 식 비쳐질 경우, 조금이라도 ‘꼼수’가 드러날 경우 국민들은 냉정하게 돌아설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가 생각하는 비문연합 성사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먼저 당연한 말이지만, 너무나 상식적인 말이지만, 제 정파의 희생과 양보가 있어야 한다. 이번 비문연합은 그 자체로 보면 한국 정치 사상 전무후무한, 거대한 정치 실험이 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협치의 정치로 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단 ‘아름다운 비문연대’가 만들어질지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정파의 이념과 얽히고 설킨 대권주자들의 이해관계가 도사리고 있다. 호남중심의 국민의당과 영남수도권일부 중심의 바른정당,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김종인 전 대표, 중도개혁의 손학규 전 대표 등등이 그야말로 ‘합심’을 해야 한다. 국민의당부터 보자. 일단 개혁성향의 호남출신 의원들과 중도온건성향의 안철수파가 뒤섞여 있다. 개헌론에서도 양측은 불협화음이 있었다. 바른정당도 유승민 남경필 김무성 같은 챙겨줘야 할 인물들이 많다.
김종인 전 대표는 여전히 ‘킹’의 꿈을 꾸고 있다. 넘쳐나는 대권주자들과 이들을 교통정리 해줄 ‘좌장’격의 인물도 있어야 한다. 하나같이 쉽지 않은 과정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각 정파가 사적인 욕심을 내세운다면 연대는 물건너 간다. 한줌 권력 때문에 진흙탕 싸움의 꼴불견을 연출한다면 끝장이다. 이들은 비문연대라는 큰 틀 앞에 지금까지 그들이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는 뼈를 깎는 자기희생과 팀워크를 보여줘야 한다. 한 명이라도 돌출행동을 보인다면 비문연합의 아름다움은 사라질 것이다. 쉬운 작업이 아니다. 비문연합은 민심이 떠나는 순간, 나눠먹기 집단으로 전락할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개헌 등 전제 조건을 달면 안 된다. 오로지 적폐청산과 국가 혁신을 위한 비문연합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순수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왜 대선을 앞두고 비문연합이 필요한지’ 의구심이 들지도 모른다. 왜 문재인을 왕따시키려고 하는지, 왜 문재인은 안 되고 비문연합 후보는 되는지 그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과 이해를 원한다. 개헌을 위한 비문연합 고리는 이번 대선에서는 이미 물 건너 갔다. 왜 비문연합이 필요한지 충분히 국민들을 납득시켜야 한다. 단지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전력 강화를 위해 비문연합을 조직했다면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문재인 비토론이 있다면 그것의 핵심은 무엇인지 국민들을 설득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대를 위한 조건도 전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밀실에서 자리 나눠먹기 식으로 진행된다면 금방 ‘파투’가 날 것이다.
세 번째는 비문연합의 순수성이 구체적인 정치, 경제 등의 개혁과제로 나타나야 한다. 그래서 대선에서 비문연합의 재벌개혁 공약 등이 충분히 다뤄져야 한다. 비문연합 후보가 네거티브 전략에 빠져 문재인만은 안 된다고 공박해서는 그 순수성이 의심받을 수 있다. 선거운동을 철저하게 정책 위주로 끌고가야 한다. ‘문재인 안티’의 반사이익을 얻고자 비문연합을 추진한다면 백퍼센트 실패할 것이다. 국민들은 지난 대선을 통해 ‘가짜 대통령’에 대한 판별력을 너무나 뼈아프게 공부한 바 있다. 이번은 절대로 속지 않을 것이다. ‘저 후보는 안 된다’는 과거지향적 후보가 아닌, ‘앞으로 이렇게 국가를 개조하겠다’는 미래지향적인 후보를 뽑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비문연합의 탄생은 ‘문재인은 빼고’라는 상황에서 출발해 그 순수성이 쉽게 의심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극복하는 길은 이번 대선을 국가 개조를 위한 국민 대토론회로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비문연대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정의에 목말라 있다. 가진 자가 더 가지려 하는 세상에서 그 박탈감으로 피눈물을 쏟고 있다. 경쟁에서 지고난 뒤 승자를 위해 진심어린 축하를 해주는 ‘아름다운 패자’를 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진 사람도 축하받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정치는 곧 우리 사회의 거울이다. 정치가 아름다운 협상의 예술무대를 보여줘야 한다. 그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기 위해 비문연대에 몸담은 유력 대권주자들 가운데 한 두 명은 차기 대선 승리 시 어떤 공직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 ‘선당후사’는 정치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좌우명이다. 하지만 정치판에서 가장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정치가 아름다울 때, 국민들 인생도 아름다울 것이다.
비문연합은 분명 거대한 정치실험이다. 필자는 솔직히, 이 연대의 성사 여부에는 관심이 없다. 하지만 희망만은 보고 싶다. 협상 과정에서 승복하고 희생하고 절제하고 인내하는 정치인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표를 찍지 않을 국민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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