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서 여당 승리해야' 43%, '야당 승리해야' 45%…중도층의 정권심판론 작동하나?

총선이 다가돌수록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드러나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2019년 10월 3일 문재인 대통령 퇴진과 조국 법무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가 참가자들로 뒤덮여 있는 모습. 

 

4·15 총선에서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이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의견보다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4일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결과,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3%였다. 반면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5%로 나타났다. 13%는 의견을 유보했다. 

한국갤럽은 “2019년 4∼6월, 올해 1월까지 네 차례 조사에서는 정부 지원론이 견제론보다 10%포인트 내외로 앞섰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지원·견제 응답이 비슷해졌다”고 설명했다.

연령별로 보면 30·40대에서 ‘여당 승리’ 의견이, 60대 이상에서는 ‘야당 승리’ 의견이 각각 과반을 차지했다. 20대와 50대에서는 정부 지원론과 견제론의 차이가 크지 않았다. 성항별로 보면 보수층의 74%는 야당 승리, 진보층의 78%는 여당 승리를 기대했다. 한국갤럽은 “중도층에서 여당 승리(39%)보다 야당 승리(50%)가 많았는데, 이는 지난달(52%·37%)과 비교해 반전된 결과”라며 “무당층에서는 여당 승리 18%, 야당 승리 49%로 지난달(29%·40%)보다 후자로 더 기울었다”고 분석했다.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조사보다 1%포인트 오른 25%를 기록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포인트 오른 10%였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4%포인트 오른 5%였고, 안철수 전 의원과 이재명 경기지사가 각각 3%를 얻었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선 64%가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잘못하고 있다’는 25%였다. 11%는 의견을 유보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 봐야할 대목은 중도층의 향배다. 중도층이 지난달과 비교해 여당승리(39%)보다 야당승리(50%) 비율이 더 높아졌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기존 여야 지지층의 정부 지원론과 견제론은 예상대로 나왔지만 중도층의 지지가 야당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민주당의 지지율이 자유한국당을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 더욱 눈길을 끈다. 민주당의 고정 지지층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반면에 자유한국당의 지지층이 이탈해 중도층에 머물러 있는 요소가 민주당의 지지율을 견인해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도층이 민주당보다 야당에게로 지지세가 쏠리고 있다는 점은 보수의 통합작업이 점차 구체적으로 윤곽을 드러내 그것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져 가고 있고, 안철수 신당(국민의당)도 중도층 일부의 지지 유입 요소가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집권여당의 오만함과 독선적인 정국대처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중도층의 향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당이 중도층의 유입을 기대할 만한 요소는 많지 않다. 기본적으로 중도층은 문재인 정권의 성과와 민주당의 국정개혁에 대한 평가성향의 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다. 중도층이 보수통합야당의 비전이나 가치에 적극적으로 동의는 하지 않지만, 문재인 정권의 국정운영 방식과 도덕성을 중간평가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둔다면 이번 총선이 여당에 그리 유리한 국면이 아닐 수 있다. 한국갤럽의 이번 중도층 지지성향 변화 가능성은 총선 전망에 유의미적인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