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 파리 날리는 식당주인에게 “손님들 적으니까 편하시겠네?” 발언 도마

 

정세균 국무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에게 “요새는 손님들이 적으니까 편하시겠네?”라고 말해 도마에 올랐다.

정 총리는 13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을 위로하기 위해 서울 신촌 명물거리를 찾았다.

정 총리는 수행원들과 한 매장에 들어가 “그간에 돈 많이 벌어놓은 것 가지고 조금 버티셔야지요. 어때요, 버틸만해요?”라고 말했다.

한 음식점에 가서는 “요새는 좀 손님들이 적으시니까 편하시겠네?”라고 말했다. 이에 상인은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답했고, 정 총리는 “아마 조만간 다시 바빠지실 거니까, 편하게 지내시는 게 좋아요”라고 말했다.

정 총리의 말은 나름대로 상인을 위로 하려고 한 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가뜩이나 장사가 되지 않는 상인들에게 ‘그간 많이 번 돈으로 버텨라’, ‘손님 적으니 편하겠다’ 등의 말은 공감을 얻기 어려운 게 아니냐는 논란을 불렀다.

야당은 즉각 정 총리의 발언을 비판했다.

새로운보수당 권성주 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민생탐방 응원 쇼인 줄 알았더니 민생염장 막말 쇼였다”며 “귀를 의심하게 하는 정세균 총리의 상인 조롱발언은 경제 폭망에 ‘우한 폐렴’ 확산 이중고로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상인들을 세 번 죽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바이러스만큼 ‘세균’도 문제”라며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닥친 절망적 현실을, 한낱 말장난 거리로 생각한 모양이다. 본인의 배가 불러, 바닥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도 정보도 없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정 총리가 식당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그들을 편안하게 위로를 해주려다 오히려 '설화'를 낳는 꼴이 됐다. 백번 양보해서 그렇다고 해도, 파리 날리는 식당에 들어가 주인에게 '손님이 적으니까 편하겠네'라는 말은 상대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명백한 실언이었다. 주인이 허리가 아파도 손님이 많으면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 마련인데, 오히려 그 반대로 이야기를 했으니 주인도 정색을 하고 '아니다'라고 대답을 한 것이다. 

 

민주당은 최근 내부적으로 여론조사 결과가 일부 나쁘게 나오자 당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하지만 임미리 교수 칼럼에 대해 검찰 고발을 한 뒤 취소를 한 것이나 정세균 총리의 실언 등이 겹치면서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그동안 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의 헛발질에 대한 반사이익에만 의존한 채 집권여당으로서 뼈를 깎는 혁신이나 겸손한 자세를 보이지 못한 데서 일어나는 당연한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정 총리의 발언도 당 일각에서는 '별 문제도 아닌데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현장에 임하는 공직자들의 자세나 태도가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충 임하기 때문에 터져나온 명백한 실수였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좀 더 책임 있고 겸손한 자세로 민심을 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