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이낙연, 민주당 임미리 교수 고발에 “안 좋은 모습이다. 취소하는 게 좋겠다” 쓴소리 본문

정치

이낙연, 민주당 임미리 교수 고발에 “안 좋은 모습이다. 취소하는 게 좋겠다” 쓴소리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2. 14. 10:38







728x90
반응형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더불어민주당이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를 검찰에 고발한 것을 ‘부적절한 조치’라고 지적했다. 자성의 목소리를 요구하며 당에 고발 취소를 요청하기도 했다.

최근 몇몇 언론은 복수의 민주당 관계자을 말을 인용해, 이 전 총리는 13일 오후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에게 임 교수 고발 건에 대해 “고발을 취소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번 조치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 “안 좋은 모습이다” 등의 견해도 밝혔다고 한다.

윤 총장은 이 전 총리의 요청에 “저희 생각이 짧았는지도 모르겠다”는 내용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핵심인사인 이 전 총리의 의견 제시에 민주당은 고발 취소 여부를 비중 있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전 총리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 명의로 이뤄진 이번 고발 조치에 문제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당내 분란이나 이견 표출로 비치는 상황을 우려해야 한다는 일부 시선도 있다.

앞서 민주당은 13일 임 교수와 그의 칼럼을 실은 경향신문 책임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데도 칼럼을 통해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등 각종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집권당이 보여주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 옥죄기 행태라며 비판 여론이 일었다. 야권은 “특정 정당이 신문 칼럼 내용을 이유로 필자를 고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고 폭력적인 행위” “자당을 비판하는 칼럼에 고발로 대응한 것은 납득할 수가 없다” “고발 조치는 오만한 것” 등의 지적을 쏟아냈다.

민주당이 문제삼은 임 교수의 칼럼은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으로 지난달 29일 경향신문에 게재됐다. 임 교수는 이 글에서 “촛불 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몰골하고 있다”며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제안했다.

이번 임미리 교수 고발 건을 이끌었던 이해찬 대표는 이낙연 전 총링의 공개적인 반대에 곤혹스러운 입장이 되었다. 대선후보 지지율 1위의 떠오르는 태양 이낙연의 반대를 대놓고 무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어떻게 봉합될지 관심을 모은다. 

 

이 전 총리이 이번 쓴소리는 향후 민주당의 대권 구도와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 현재 이 전 총리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1위라고 해도 그가 종로에서 완승을 거두며 임팩트를 줘야 당내의 친문세력들도 그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지금으로선 이 전 총리가 지지율만 1위일 뿐 당내 경선 통과를 위한 친문세력 확보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전 총리로서는 한 표의 친문 대의원 지지도 아쉬운 마당이다. 그런데 이번에 이해찬 대표가 고발한 임미리 교수 사건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낸 것은 소신 있고 강단 있는 차기 대권주자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이것은 양날의 칼이다. 친문에게는 '우리 편이 아니다'라고 찍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누구보다도 '친노 친문'의 순수혈통을 중요시하는 민주당 내의 친문세력들이 당의 분열을 가져올 만한 발언을 한 이 전 총리를 곱게 볼 리가 없다. 이 전 총리도 이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사건 발생 몇 시간 뒤 즉각적으로 소신 있게 고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 사안이 어떻게 보면 아주 작은 것일 수 있지만, 총선 뒤 민주당에서 벌어질 본격적인 차기 대권구도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사안에 대해 민주당 내 주류인 친문세력 내에서도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원칙대로 이해찬 대표의 고발이 맞다는 의견도 있지만, 누구보다 언론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할 진보정당이 약자를 핍박하는 듯한 행태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친문세력도 있다. 이렇게 미묘한 입장 차이가 갈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전 총리도 그 간극을 간파하고 소신있는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는 종로출마 전까지 극도로 자신의 위상이나 목소리를 내세우지 않고 몸조심을 해왔다. 조금이라도 오버한다는 인상을 줄 경우 바로 친문으로부터 외면당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임미리 교수 건에 대해서는 원칙 있게 소신을 밝혔다. 당 내에서도 그의 공개 반대에 대해 '신선하고 용기가 있다'라는 평가가 즉각 나온다.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이번 일은 좀 심했다는 분위기가 있는 만큼 민주당 지도부도 끝까지 고발을 밀어붙일 명분이 별로 없다. 민심에 극도로 예민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 전 총리가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친문세력의 견제 부담을 무릅쓰고 쓴소리를 과감하게 냈다. 이는 이낙연의 '국지전' 승리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향후 대선경쟁에서도 친문의 분화를 부르는 최초의 나비효과가 될 전망이다. 

 

 

============================

 

(이 글을 쓴 뒤 곧 이어 민주당이 고발을 취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민주당은 14일 비판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교수와 해당 칼럼을 게재한 경향신문에 대한 검찰 고발을 취하하기로 했다. 민주당 공보국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민주당은 임 교수 및 경향신문에 대한 고발을 취하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 교수는 특정 정치인의 씽크탱크 출신으로,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진행하게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의 고발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고, 이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번 사태는 빠르게 해결됐지만 이 과정에서 나타난 친문진영간의 미묘한 입장차이와 그 뒤 이낙연 전 총리가 보여준 발빠른 대처는 향후의 대권경쟁을 미리 내다보는 단초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