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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다스 내 권력 암투? 이명박 조카 이동형 부사장 "날 없애고 싶어한다" 본문
다스의 대주주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씨의 아들 이동형씨가 최근 검찰에 출두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이동형 다스 부사장은 "다스는 이명박 전 대통령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유 아닙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취재진이 재차 "다스는 누구 것"이냐고 묻자 "그건 당연히 저희 아버님(이상은 회장)이 지분이 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요"라고 답했다.
이동형 부사장이 검찰에 출석한 24일, 이상은 회장의 동생이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의원은 갑자기 쓰러져 서울대 병원으로 후송됐다. 하필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혐의로 검찰 소환이 임박한 시점이었다. 이상득 전 의원 측은 "평소 건강이 안 좋았다"며 "검찰 소환조사에는 반드시 응하겠다"고 밝혔다.
'사면초가' MB로 향하는 검찰의 칼끝이 가족들을 옥죄고 있다.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로 김윤옥 여사의 소환이 불가피할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최측근들은 하나 둘 입을 열고 있다.
이 와중에 다스의 부사장인 이 전 대통령의 조카 이동형씨가 다스는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 것이라고 털어놓는 음성 파일을 MBC가 입수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조카가 자신과 자신의 아버지는 무늬만 사장, 부사장이라고 고백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런 내용의 발언은 이동형씨가 다스 핵심 관계자와 나눈 전화 통화에 여러 차례 나온다.
"내가 그래서 '시형아, 이제는 형하고 뭐…너 열심히 해라. 형은 물러서서 도와줄 테니까'…"
"시형이는 지금 MB(이명박 전 대통령) 믿고 해서 뭐 (회사가) 자기 거라고 회사에서 마음대로 하고 있잖아"
"(강경호 사장이) 자기도 MB한테 얘기 들었다. 감을 잡았다. 옷을 벗어야 될 것 같다. 근데 내가(강 사장이) 언제 벗어야 될지 모르겠지만 시형이도 사장 앉혀놓고 뭐 자기(강 사장)가 뒤에서 봐주면 되지 않겠냐하고…"
MB의 아들인 이시형씨가 사실상 회사를 접수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이 통화 음성은 지난 2016년 7월 14일과 15일 이 부사장이 평소 친하게 지내던 다스의 전직 직원과 한 전화통화를 당사자가 직접 녹음한 것이며, 14일은 24분, 15일 12분 동안 총 36분가량의 대화를 녹음했다.
MBC는 "이 통화가 있은 지 넉 달 만에 동형씨는 다스의 총괄부사장에서 부사장으로 강등됐고 다음해 2월 시형씨는 다스 본사의 돈줄을 틀어쥔 최고재무책임자로 승진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시형씨의 초고속 승진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0년 8월에 다스에 과장으로 입사, 불과 2년 만에 최연소 이사가 됐고, 또 2년 뒤인 2014년엔 알짜배기 중국법인 4곳도 이시형씨의 소유가 됐다.
이씨가 다스의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승진한 것은 지난해 초다. 이시형씨가 우회 상속으로 다스를 이미 접수한 것 아니냐는 정황도 포착된다.
"신 감사가 솔직히 말해서 시형이 편이지. 내게 '그건 OO하고 동형이 문제니까 이 건은 이 부사장이 사표 쓰면 되는 것인데' 회사에서 이렇게 얘기할 때 (내가) 기분이 좋겠냐고"
이동형 부사장의 통화 내용에 담긴 하소연에 따르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신학수 다스 감사가 자신에게 사표를 요구했고, 다스 지분 47.26%를 가진 최대주주인 이상은 회장은 이시형씨의 초고속 승진을 반대했다고 한다.
'우회 상속'으로 의심할 세간의 눈을 의식한 듯 보인다. 하지만 회사를 장악한 이시형씨와 그 뒤에 자리한 MB의 의도는 그와 달랐던 것 같다.
"내가 그만두고 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뒤에서 더 닦달하니까. 'oo이까지 사표 당장 받아라. oo이 까지 받아라' 이러니까 형(이동형)은 뭐 밤잠을 못 잤지"
"사촌동생(이시형)이 형을 해코지하고 형을 나가라고 해도 내가 똑같은 놈이 되면 안 된다는 얘기야"
"지금 당장 내가 (회사를) 나갈 순 없는데 내년 몇 년 걸려서 나가는 건 좋은데, 이런 식으로 (회사를) 나가면 안 되잖아 분명히…."
"이대로는 나갈 수 없다"는 이동형 부사장의 하소연이 절절하다. 이른바 '바지 부사장'이 가질 수밖에 없는 고충이 그대로 담겨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부사장은 또 이상은 회장과 자신이 다스를 위해 "희생했다"는 표현도 썼다.
녹음 내용에 따르면, 그 앞에 괄호가 쳐진 '누구를 위해'라는 대목의 누구는 아마도 MB와 이시형씨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MBC는 최근 다스 이동형 부사장의 통화 내용이 담긴 음성 파일을 추가로 입수해 보도하기도 했다. 이동형 부사장은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자신을 없애고 싶어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회사 내 위치가 위협받고 불안해 하는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 2016년 다스 내부 상황은 복잡했다. 이상은 회장의 아들 동형 씨는 협력업체 리베이트 수수문제로 궁지에 몰렸으면서도 대표의 꿈을 버리지는 못한 듯 보인다.
다음은 녹취록에 나오는 대목이다.
"내가 총괄이사, 대표이사로 가는 건 안되니까 그거를 이제 사달을 낼 것 같은 뉘앙스인 거야 분위기가" (이동형/다스 부사장)
하지만 다스의 실권은 이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가 다 틀어쥔 상황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버티기 힘든 자신의 처지에 대한 한탄을 털어놓기도 한다.
"형도 버텨야 되잖아. 근데 회장님(이상은) 살아계신데 형이 나가게 되면 너도 입장이 곤란해지잖아 시형이는 저렇게 나가지 이쪽에서는 나를 없애고 싶지. (나한테) 타격을 줘야 회장님도 순순히 말 들을까 싶어서…" (이동형/다스 부사장)
동형씨는 대표는커녕 현재의 자리를 지키기도 버거워 보이는데다 이시형 씨 측이 자신을 강등시키는 것도 모자라 아예 쫓아내려 한다고 걱정하기도 한다.
"이제 문제는 형이 총괄부사장으로 있는데 강등, 강등시켜가지고 저 밑에 밑에서 아산으로 보낼라고 생각을 했던 거 같아 다들…자기들끼리 세 명 이서는…" (이동형/다스 부사장)
실제로 이 통화 넉 달 뒤, 동형 씨는 총괄부사장에서 부사장으로 강등된 데 이어 다스의 아산공장으로 밀려나고 만다. 벼랑 끝에 선 동형씨는 아버지 이상은 회장을 마지막 보루로 삼으려 애쓰지만 회사 내에서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아버지에 대한 연민도 함께 묻어나고 있다.
"회장님(이상은)한테 내가 내일 찾아뵐 거야. 아무한테도 얘기 안 하고…회장님 의견이 중요하잖아 아무리 뭐 필요 없는 뭐 의견이라도…" (이동형/다스 부사장)
전화통화에서 나타나는 동형 씨의 말에선 다스 최대주주의 아들이나 고위 임원이라기보단 당장 쫓겨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이의 초조함이 묻어나고 있다. 다스가 아버지 이상은씨 소유였다면 반응할 수 없는 내용들이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의 핵심 증거 증언이 바로 그 다스의 허수아비 사장과 그의 아들 입에서부터 먼저 나오고 있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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