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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MB만 안다. 사실 모르는 참모들 회의 소용없어” 김희중 전 실장 인터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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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MB만 안다. 사실 모르는 참모들 회의 소용없어” 김희중 전 실장 인터뷰

성기노피처링대표 2018. 1. 20.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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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국정원 특별활동비 상납 사건 수사의 ‘키맨’으로 주목받은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언론을 통해 처음으로 심경을 토로했다. 


김 전 실장은 “배신감이나 복수심 때문에 나선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더 이상 잘못된 모습을 보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운함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이러시면 안 된다고 충언을 하거나 바로잡지 못한 자신의 죄가 크다”고 자책했다.


김 전 실장은 19일 한국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기존 보도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MB의 분신’ ‘성골 집사’로 불릴 정도로 이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였는데도 불구하고 이 전 대통령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의 ‘키맨’으로 급부상하게 된 배경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검찰 조사에서 적극적으로 진술했던 이유에 대해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이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의인이라서가 아니라 검찰 수사가 워낙 탄탄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가족을 지키는 것이 중요했다”고 한 김 전 실장은 “아이들에게 더 이상 잘못된 모습을 보이면 안 되지 않냐”고 반문했다. 


부인 장례식 문제로 이 전 대통령과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김 전 실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수형자의 장례식장에 이 전 대통령 내외가 올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한 김 전 실장은 “당시 청와대 직원들이 많이 와 조문하고 격려해줬고, 특히 부속실 직원들은 상중인 3일 내내 도와줘 크게 위로가 됐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러나 “대통령 직계가족 중 한 사람이라도 오셨으면 하는 섭섭함을 표현한 적은 있다”고 인정한 그는 “한 때 모셨던 분이라 섭섭함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나도 ‘이러시면 안 된다’고 충언을 하거나 바로잡지 못한 죄가 있다. 내가 잘 한 게 뭐가 있겠나”라고 자책했다.


사면에 대한 불만을 품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 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재판에 오갈 때 굴비처럼 엮여서 끌려 다니는 게 인간적으로 힘들어 항소를 포기했다”고 한 김 전 실장은 “구속된 지 6개월쯤 됐는데 어찌 대통령이 사면할 수 있겠나. 사면을 기대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 전 대통령 측 반응에 대해서도 “사실을 폭로한 것도 아니고 피의사실에 대해 소명한 건데 마치 복수심에 의해 배신자로 비춰진 게 힘들다”고 털어놓은 김 전 실장은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분은 그 한 분(MB)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참모들이 사실관계를 제대로 알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백준 전 기획관과 내가 국정원 특활비 통로였는데도 서로 간에 모를 정도였다”고 한 김 전 실장은 “참모들과 숙의할 때 진실을 소상히 얘기해야 할 텐데 사실관계를 모르는 참모 20명, 30명을 모아 놓고 얘기해봤자 무슨 답이 나오겠냐”고 반문했다. 


김윤옥 여사의 명품 구입과 관련해서도 “검찰에서 물어본 적도 없고 전혀 모르는 이야기다”라고 반박한 그는 “국정원 직원에게 1억원 상당을 미화로 받아 그대로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해서 “심적으로 좋지 않았다”고한 김 전 실장은 “특활비가 과거 관행인 건 맞지만 눈높이가 높아진 국민들이 용납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전 실장은 “이 전 대통령께서 국민에게 사과 드리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시는 게 최선이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김 전 실장은 1997년 국회의원 초선이던 이 전 대통령 의원실에 6급 비서관으로 채용된 뒤 대통령 재임 시절을 포함해 15년 동안 보좌했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통령 분신이자 걸어 다니는 일정표라고 불렸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MB정부 시절인 2012년 솔로몬 저축은행으로부터 1억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1년3개월을 선고 받았다. 복역 중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을 맞았다. 아내의 장례식장에 이 전 대통령이 화환조차 보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검찰 수사에 적극적인 이유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김 전 실장의 이날 첫 인터뷰는 15년동안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핵심참모의 절제있는,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 심경토로라는 게 중론이다. 그동안의 인간적인 배신감을 생각하면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감정적인 비난을 할 법도 한데 인터뷰 내용은 객관적 위치에서 자신의 심경을 전달하려 애쓴 점이 보인다. 전직 대통령의 집사로 일했던 특수관계인이라는 점에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오히려 여론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결국 이 전 대통령이 불법사실을 인정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게 그가 내놓은 주문이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그럴 의사가 전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검찰의 ‘탄탄한’ 조사 내용을 확인한 그로서는 이 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답답해보였을 것이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마지막 결정타도 김희중 전 실장의 입에서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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