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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국민의당 분당 초읽기...'뜨거운 감자' 비례대표 어떻게 되나 본문
국민의당이 사실상 분당 상황을 맞은 가운데 통합파와 반대파 사이에 비례대표 출당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안철수 대표 등 국민의당 통합파들이 전당원 투표 이후 2월 내 바른정당과의 통합 과정을 마무리하겠다고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지원 전 대표 등 반대파들은 신당을 준비 중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이후 이탈 세력들이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출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통합 반대파들은 5일 오전 회의를 통해 김경진 의원을 창당준비위원장으로 하고, 전략기획위원회와 조직위원회, 홍보위원회 등 3개 위원회를 통해 신당 창당 준비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또, 내주부터 지역별 당원시민사회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첫 일정은 광주가 될 전망으로 본격적인 분당을 위한 세몰이에 들어가는 것이다.
문제는 이른바 개혁 신당의 규모가 어느 정도가 될지 여부다. 호남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서는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해야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녹록치 않다.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가 5일 공개한 신당 창당에 동의한 의원 명단은 18명이다. 김경진·정동영·박준영·최경환·박주현·장정숙·장병완·박지원·김광수 의원이 회의에 참석했고, 이용주·전인화 의원은 해외 출장 중이지만 입장을 같이 했으며 조배숙·천정배·유성엽·황주홍·윤영일·김종회 의원은 지역구 사정으로 함께 하지 못했지만, 역시 입장을 같이 한다고 했다.
이상돈 의원을 합하면 18명이다. 비례대표 3석을 제외하면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석에 크게 못 미친다.
결국 비례대표 의원 중 통합에 반대하는 이상돈·장정숙·박주현 의원의 거취가 중요해진다. 통합 반대파들은 안철수 대표가 이들에 대한 출당 조치를 통해 합의 이혼하는 것이 순리라고 하고 있지만 안 대표는 이들을 출당할 계획이 없다고 해 갈등이 불가피하다.
안 대표는 지난 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을 보고 투표해 준 민심을 생각하면 비례대표 의원직은 개인의 것이 아니다"라며 비례대표 의원들의 출당을 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이에 통합 반대파 비례대표인 박주현 의원은 지난 2016년 국민의당 분당 당시 안철수 대표가 당원권이 정지됐던 전현숙 경남도의원이 민주당에서 제명되게 도와달라고 이상돈 의원에게 부탁했고, 민주당이 제명을 해준 사실을 들며 정면 비판했다.
통합 반대파의 대변인격인 최경환 의원은 "안철수 대표는 자기가 할 때는 괜찮고 자기가 당사자가 되니까 언제나 내로남불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힐난했다.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출당 조치가 없어도 비례대표 의원들이 당적을 유지한 채 의정활동을 함께 하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하는 반 법률적 발상이다.
하지만 비례대표 의원들의 참여 여부가 원내교섭단체 구성의 핵심적인 변수로 떠오르면서 분당에 돌입한 통합파와 반대파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를 표방한 안철수 대표는 그동안 정치권이 보여온 온갖 구태를 이번에 재연하고 있다. 당과 철학과 가치관이 맞지 않으면 당연히 출당을 시켜야 한다.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해 비례대표 의원들을 억지로 눌러앉히겠다는 발상 자체가 이미 새정치의 의미를 퇴색하게 만드는 행위다.
반통합파 역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비례대표 의원들의 당적을 유지한 채 다른 정당의 거수기 역할을 시키겠다는 황당한 발상 자체가 그들이 말하는 ‘개혁신당’의 암울한 미래를 예견하는 듯하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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