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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황교안 백댄서 안해"...대선후보였던 홍준표의 의식수준 논란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2. 1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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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수도권 험지 출마' 요청을 받은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11일 "서울에서 황교안 대표의 백댄서를 할 생각이 없다"며 거듭 경남 출마 의사를 밝혔다. 경남 창녕이 고향인 홍 전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 출마를 선언하고 현지에서 선거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그는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을은 더불어민주당의 성지"라며 "양산을에서 김두관 의원과 맞붙으라고 하면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당 지도부의 서울 험지 출마 요구에 경남 험지 출마 카드로 받은 것이다. 그는 출마 지역을 밀양·의령·함안·창녕에서 양산을로 옮길 수 있다며 당 지도부와 타협의 여지를 열어뒀다.

홍 전 대표는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9일 밀양까지 내려와 서울 강북 중 출마하고 싶은 2곳을 골라보라 했지만 지금 내가 서울로 가는 건 상식에 안 맞고 명분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나를 직접 찾아준 건 고맙지만 당에서 그동안 한마디도 없다가 짐싸서 이사까지 와서 선거 자원봉사자까지 다 꾸렸는데 이제와 서울로 올라오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그는 "황 대표 종로 출마가 결정되니까 그제야 나·김태호·김병준을 동대문·성북구 등 주변에 출마하라는 데, 그건 백댄서를 하라는 거 아니냐"며 "정계 은퇴를 했으면 했지, 그렇게는 못 한다"고 했다.

한국당 안에서는 홍 전 대표가 끝까지 고향 출마를 고수하면 당 공천관리위가 공천 배제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홍 전 대표는 "한국당 공천관리위에 헌법 대가인 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헌법상 출마지 선택의 자유가 있는데 당에서 특정 지역 공천을 강요하는 게 헌법정신에 맞느냐. 나는 컷오프 사유도 없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다만 "(경남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와 묘역이 있는 김해,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양산은 민주당의 성지이자 한국당에는 험지"라며 "당의 요청이 있으니 서울 이외 경남 험지에 나가라고 제안하면 생각해 볼 수는 있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내가 경남 출마를 고집하는 것은 PK(부산·경남)를 민주당 공세로부터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일종의 정치적 타협책을 당이 제시한다면 PK 전선 사수를 위해 경남 안에서 다른 험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고 했다. 한국당 일부 공천관리위원들 사이에서도 홍 전 대표를 공천 배제하기보다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출마하는 경남 양산을 선거구 등에 이동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의 이런 '계산'을 보고 있노라면, 보수야당의 대선후보까지 지낸 정치인의 노욕이 참으로 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필자가 계속 주장하는 것이지만, 홍 전 대표는 총선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선언하는 게 맞다. 그렇게 선언한 후에 당을 위해 마지막으로 이번 총선에서 헌신하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그가 그토록 외치는 보수의 품격에도 맞다. 하지만 홍준표는 자신만이 살 길을 택하고 있다. 당 대표에 대선후보까지 지낸 최고원로 정치인이 선수 한번 늘리기 위해 고향 출마를 고집하는 것은 '후당선사'의 대표적인 예다.

 

만약 꼭 출마를 한다면, 당 차원의 전체 선거전략 차원에서 홍준표 전 대표는 수도권 험지에 출마해 정권심판론 바람을 일으키는 게 올바른 선택이다. 그가 지난 대선에서 보수야당의 대선후보로서 문재인 후보와 맞붙어 2위의 득표력을 보여준 것이 명분이다. 대선에서 국가운영에 대해 문 대통령과 논쟁을 했고, 그 중간평가를 이번 총선에서 한번 짚어보겠다고 하면 그의 수도권 총선 출마에도 자그마한 근거가 생긴다. 자유한국당이 이번 총선을 문재인 정권 심판론으로 몰고가려고 한다면 책임 있는 대선주자가 수도권에서 그 정당성을 국민들에게 물어보고 선택을 받는 것이 상식적이다. 하지만 제 살길만 찾는 한 전직 대선후보의 행보에 대해 이도 저도 관심이 없는 국민들이 더 많을 것이다. 

 

지난 19대 대선에서 투표자 가운데 24%가 홍준표를 지지해주었다. 보수야당의 대선후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를 차지하고 완주했지만 그는 패배했다. 국민들은 아직도 그 패배의 책임자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정작 그 당사자는 이번 총선에서 자신의 고향에 나가겠다고 노추를 드러낸다. 홍준표가 예와 충절의 고장 창녕을 더 이상 욕보이지 말았으면 한다.

 

그런데 홍 전 대표가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는 것을 거부하며 내놓은 이유가 '황교안의 백댄서를 하기 싫다'는 것이다. 백댄서가 어때서 그런가. 백댄서(백업댄서)는 "가수의 노래와 음악에 어울리는 춤을 개발하고 연습하며, 함께 공연에 참가하여 가수의 무대를 보조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가수의 뒤에서 묵묵히 그 주연을 빛내 주는 촛불같은 역할을 한다. 스포트라이트는 오롯이 가수의 몫이지만 그 빛을 더 밝게 해주는 존재가 바로 백댄서다.

 

홍준표의 '주연병'은 오로지 자신의 출세에만 관심이 있을 뿐 그를 빛내게 해준 '백댄서'의 설움과 열정 따위에는 관심이 없다. 그냥 빗대서 한 말일 수 있지만 홍준표의 천박한 직업인식은 황교안의 '무슨 사태' 못지 않은 저급한 의식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철저한 프로의식과 춤에 대한 열정, 남에 대한 배려심이 없으면 백댄서를 할 수가 없다. 홍준표는 자기 인생에 한번이라도 주연의 뒤에서 묵묵히 그 사람을 빛나게 해주려고 한 적이 있었던가?

 

보수의 품격은 '조직을 위한 자기희생'이 있을 때 더욱 빛이 난다. 홍준표는 지금 자유한국당이라는 조직에 도움이 되고 있는가, 아니면 걸림돌이 되고 있는가? 홍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고 권력에는 초연하다고 하면서 사심 없이 전국 지원유세를 다닌다면 그 보수의 희생과 품격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국민들이 있을까? 당 안팎에서는 "모범을 보여야 할 전직 대선후보가 자신의 지역구를 고집하며 떼를 쓰고 있다. 이로 인해 당 전체의 총선전략도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누가 공천관리위원회의 교통정리와 지시를 따르려고 하겠는가"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와 예전에 몇 번 식사자리를 가진 적이 있다. 그는 기자들 사이에서 인기 취재원이다. 거침없이 여의도 뒷골목의 야사를 이야기해주곤 한다. 특히 그의 말에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별로 없는 것을 느낀다. 자신은 깨끗하게 처신하고 있다면서, 남의 허물에 대해 잔인하게 조리돌림을 하곤 한다. 기자들은 앞에서 웃지만 속으로는 그를 경계한다. 인물이 누구든 상관 없이, 세상이 뒤집어져도 오로지 '보수'에만 표를 찍는 사람들이 24.04%나 된다는 사실에 우리는 놀랐다. 그가 어떤 실력의, 어떤 품성의, 어떤 인식의 정치인이든 100명 가운데 24명은 그냥 찍어준다는 것이 지난 대선에서 드러났다. 그리고 그 24명이 찍어준 '콘크리트 표'를 가지고 아직도 선거 판에서 '나만 편한 곳으로 가면 된다'며 노추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 정치의 수준은 딱 여기까지다. 

 

홍준표에게 묻고 싶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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