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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1980년에 '무슨 사태'로 휴교" 발언...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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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1980년에 '무슨 사태'로 휴교" 발언...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2. 1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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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 인근 분식점을 찾아 떡볶이를 먹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사진)가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무슨 사태’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 대표는 전날 모교인 성균관대학교를 방문, 인근 분식점 주인과 대화하던 도중 주위에 있던 취재기자와 청년부대변인 등에게 "여기 처음 와본 분도 있죠? 내가 여기서 학교를 다녔습니다"라고 학창 시절을 회상했다.

황 대표는 이어 "그때 2000…아, 1820…아, 1980년. 그때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1980년. 그래서 학교가 휴교되고 이랬던 기억이…"라고 말했다.

이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비상계엄으로 전국대학에 휴교령이 내려진 상황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1957년생인 황 대표는 성대 법학과(76학번) 출신으로, 1980년에 4학년으로 한창 사법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는 이듬해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대학을 졸업했다.

5·18은 당시 신군부가 '광주에서 일어난 소요사태'로 규정하면서 과거 한때 '광주사태'로 불렸지만, 민주화 이후 '광주 민주화운동'이 공식 명칭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황 대표가 5·18 민주화운동을 부적절하게 표현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1대 총선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성균관대학교 인근 분식점을 찾아 상인과 이야기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 이경 부대변인은 “제1야당 대표이자 대통령이라는 야심 찬 꿈을 꾸는 사람의 역사의식에 경악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 자체를 알지 못하는 황 대표와 같은 이가 제도권 정치에 진입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황 대표는 해당 발언이 광주민주화운동과는 상관없는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80년도에 내가 4학년 땐가 그때의 시점을 생각한 것”이라며 “광주하고는 전혀 관계 없는 말”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얼버무리고 지나가며 어색한 웃음을 흘렸지만 기자들의 반응은 쌩뚱맞다는 듯 대꾸하지 않았다. 

황 대표가 떡볶이를 먹으며 연배가 한참 아래인 취재기자들에게 편하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나온 말이라 자유한국당에서는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하지만 5.18 민주화 운동을 ‘사태’로 부르는 것은 보수세력이 5·18민주화운동을 폄훼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다.

 

황 대표의 발언이 전해지자 호남지역 정치권에서는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광주광역시당위원장 송갑석 의원은 10일 성명을 내어 “제1야당 대표에게 5·18 민주화운동은 1980년에 일어난 ‘하여튼 무슨 사태’에 불과한가. 지난해 5월 광주를 방문해 ‘상처가 치유되고 시민들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광주를 찾고 시민들을 만나겠다’고 한 발언도 한낱 입에 발린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5월 단체는 공식적인 대응은 자제한 채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춘식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은 “망언을 한 소속 국회의원 3명의 징계도 안 했는데 무얼 바라겠나. 원래 그런 사람인지 알고 있으니 화도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이미 민주화운동으로 규정된 5·18을 사태로 표현한 것은 황 대표가 어떤 역사적 의식을 가졌는지 보여준다. 당 대표와 대선 후보로 꼽히는 인물인데 분노를 넘어 오히려 안타까운 마음 마저 든다”고 밝혔다.

한 정치평론가는 황 대표의 '사태' 발언 논란에 대해 "아직도 자신이 정치인이라는 걸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취재기자들과 분식을 먹으며 편하게 얘기한 것이라고 해도 그 행위 자체가 지역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일종의 퍼포먼스였다는 점에서 언행에 매우 신중했어야 한다. 나이 어린 기자들에게 권위적으로 가르치는 듯한 말투로 당시 그랬다는 자세도 문제가 있지만 평소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인식이 얼마나 왜곡되고 비뚤어져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될 것이다"라고 일갈했다. 

 

특히 황 대표가 사건 뒤 기자들에게 해명하는 과정에서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 어물쩍 해명하고 넘어가는 것도 신뢰감 주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황 대표는 이번 총선이 문재인 정권의 심판론에 따라 야당이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듯하다. 그것에 도취돼 종로지역을 돌아다니면서도 전혀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자신이 대통령인 것처럼 거만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황 대표는 아직도 자신이 정치의 관전자인 듯한 어투와 행동으로 지지층의 표까지 깎아먹고 있다. 왜 자신의 말이 문제가 되는 것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제 1야당의 지도자. 느슨하고 맥 풀린 언행으로 총선 내내 황 대표의 '유세'는 논란과 해프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황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을 ‘무슨 사태’라고 폄하했다는 논란이 일자 법적 대응을 예고해 이마저도 미숙한 대응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황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휴교령이 내려졌다고 얘기한 것이 5·18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틀린 얘기를 계속하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당도 ‘황교안 대표 발언관련 사실관계 정리’라는 이름의 보도자료를 내고 “황교안 대표가 당시 언급한 내용은 1980년 5월 17일에 있었던 휴교령에 따라 대학을 다닐 수 없게 되었던 상황에 대한 것”이라며 “ 5·18 민주화운동과 관계 없는 발언을 억지로 결부시켜 역사인식문제로 왜곡하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네거티브 공세는 불법적인 허위사실 유포다. 즉각 중단하라”고 했다.

황 대표와 한국당은 ‘사태’가 5.18 민주화운동이 아니라 휴교한 사실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은 셈이다. 황 대표의 발언 전후맥락을 보면 상식적으로 '사태'가 5.18 민주화운동으로 인해 휴교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자연스럽다. 선거 때 말 한 마디로 당에 큰 피해를 입힌 사례는 많다. 특히 언론이나 여론이 정치인의 말에 민감한 시기다. 억지로 부정하려다 더 큰 저항과 반발을 부를 수도 있다. 여론의 비판에 대해 '법적 대응' 카드를 꺼낸 것은, '만사 법대로'의 권위주의적 대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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