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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운영위, 김성태 위원장-임종석 비서실장 충돌...야당의 청와대 군기잡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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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운영위, 김성태 위원장-임종석 비서실장 충돌...야당의 청와대 군기잡기?

성기노피처링대표 2018. 2. 2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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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의원 : 뒤에서 웃은 사람 일어서라.


당사자: (일어서며) 웃은 적 없다. 웃지 않았다.


김성태 의원:임종석 실장 나와서 서라!


임종석 실장 : 왜 저한테 화풀이를 하는 지 모르겠다.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설전을 벌인 영상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운영위원장으로 회의 진행을 맡은 김 의원은 청와대 업무보고 시간을 오후까지 연장했다. 이후 임 실장과 고성이 섞인 설전을 벌였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가 자료 제출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한 뒤 야당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에 성실히 응대하라고 당부했다.


이같은 발언을 하던 중 김 위원장은 갑자기 “저 뒤에 앉아 위원장 발언에 웃으신 분 손 한번 들어보라”며 호통을 쳤다. 청와대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선 뒤 웃지 않았다고 답변했지만 김 위원장은 “CCTV돌려 웃는 모습이 나오면 어떻게 할 거냐”며 답변을 요구했다.


여당 의원들은 “위원장님만의 위원회냐”며 항의했지만 김 위원장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되레 “위원장 말투 하나하나에 시비를 거는 집권당 의원들 올바른 자세냐. 이게 집권당 행패지 뭐냐”며 분노했다. 이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게 독재고 독선”이라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고성이 오가던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갑자기 임종석 실장을 향해 “발언대로 서라”고 호통쳤다. 이에 임 실장은 “여기서도 말씀 가능한데 따로 나가야 되냐”고 되물었고 김 위원장은 “따로 서라”고 했다. 임 실장은 할 수 없이 발언대로 향했다.


김 위원장은 발언대에 선 임 실장에게 “자료제출을 성실히 해달라는데 청와대 직원이 자조적으로 비꼬며 웃는 게 청와대 입장이냐”고 물었다. 이에 임 실장은 “위원장 말씀에 누가 웃었을 리 있겠냐”며 “왜 화를 나한테 푸는지 모르겠지만 아까 소상히 말씀드렸다. 주말까지 운영위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고 주말까지도 거의 자료제출 요청을 받은 게 없다가 갑자기 몰렸다”고 부연했다.


임 실장은 이어 “의원님들은 한 줄로 자료 요청을 간단히 하실지 모르지만 제출하는 입장에선 검토해야할 사안이 많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검토해 제출하겠다고 했는데 그마저도 시간을 못주시겠다고 하는 건 과하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도 지지 않고 “오후 회의가 속개될 때까지 자료 제출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그 항의의 입장으로 임 실장을 발언대에 세운 게 잘못됐냐”고 반문했다.


이에 임 실장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따르긴 했지만 속기록 확인해봐도 ‘시간을 주면 내용을 잘 검토해 제출할 테니 시간을 달라 요청했다. 그게 왜 국회 권능에 대한 무시인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사실 국회 운영위원장이 청와대 비서실장을 발언대로 불러세우며 ‘군기를 잡는’ 상황은 그리 흔치 않다. 그 배경을 잠깐 살펴보자.


국회 운영위원회는 국회 사무처와 도서관, 예산정책처, 입법조사처를 비롯해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실, 국가인권위원회를 소관기관으로 두고있다. 국회 운영은 물론 청와대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그간 여당이 위원장을 맡아왔다.


이런 상황 때문에 역대 국회에서는 항상 야당이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관련 수석들을 대거 국회에 불러놓고 군기잡기를 시도하지만 여당이 위원장으로 있기 때문에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았다. 질문을 하는 야당 위원들과 청와대 참모들간의 말싸움이 뉴스가 되곤 했다.


박근혜 정권 당시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앞줄 오른쪽)이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이영석 경호실 차장(왼쪽)과 함께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하지만 이번 국회는 야당이 운영위원장직을 맡으면서 사태가 이렇게까지 꼬이게 됐다. 왜 그럴까.


지난해 8월 여야는 일부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를 두고 기싸움을 벌인 바 있다. 20대 총선 이후 탄핵으로 여야가 바뀐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여당 몫 운영위원장 자리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당은 협치의 원칙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반대했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국정운영을 책임있게 하기 위해 국회 운영위원장은 여당이 맡는게 사회적 통념”이라고 말하며 운영위원장 자리를 차지하려고 했다.


그러나 당시 국회 운영위원장은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맡고 있었다. 2016년 20대 총선 직후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당하기 전이어서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여당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운영위원장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4당 체제의 운영이 잘 되기 위해 대통령이 말한게 협치였는데 100일 기자회견에서는 협치라는 두글자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며 “생산적 국회가 되길 원한다면 상임위원장 문제를 논할 것이 아니라 협치의 정신을 다시 살리는데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당시 민주당이 운영위원장에 집착을 보인 것은 정국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도가 짙었다. 아마도 이번 김성태-임종석 충돌 사태를 예견했을 수도 있다.


지난 2016년 국회 원 구성 협상 당시 민주당은 국회의장 자리와 예결위원장 자리를 확보하는 대신 법사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를 새누리당에 넘겼다. 당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운영위와 예결위가 청와대와 관련이 있고 책임정치 차원에서 여당이 맡아야한다”며 운영위를 지켰다.


국회 운영위 청와대 업무보고는 항상 문제가 돼 왔다. 청와대는 비서실장이나 핵심 수석들이 출석을 하지 않는 것으로 국회의 ‘전횡’에 대항했고, 국회는 국회대로 엄청난 양의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거나 관련 수석들을 불러세워놓고 ‘군기잡기’를 하는 관행이 계속돼 왔다. 사실 청와대 업무보고나 운영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는 거의 없다.


대통령의 일방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항의를 국회 운영위에서 청와대 참모들을 불러놓고 ‘조리돌림’을 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지금의 여당이 야당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야당이 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 비서실장이 자리에서 불려일어나 벌을 서는 사태로까지 악화됐다. 아무리 정국이 여야의 강대강 국면으로 치닫고 있지만, 최소한의 금도와 예의는 지키는 게 국민들의 ‘상생’ 바람을 받드는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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