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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이 보여준 파격, 펜스가 보여준 결례...미국 언론 "김여정이 기선 잡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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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이 보여준 파격, 펜스가 보여준 결례...미국 언론 "김여정이 기선 잡아"

성기노피처링대표 2018. 2. 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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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올림픽 방남은 여러가지 파격을 보여준 채 끝이 났다. 6.25 전쟁 이후 처음으로 김씨 권력의 한 축이 남한을 방문하는 파격부터가 심상치 않았다.


지금까지 핵무기 개발 충돌로 남북관계는 그 어떤 완충지대도 없었다. 하지만 김여정의 방문과, 그의 파격적인 행보에서 남북관계는 6.15 선언 전후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김여정은 소문대로 북한 정권의 막강 실세였다. 그와 함께 온, 사실은 그가 데려온 북측 대표단의 의전을 통해 그가 북한 권력자에 얼마나 가까운 인물인지 낱낱이 증명이 됐다.


그런데 국내외 언론들이 2박 3일 동안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생중계하다시피 하면서도 한 가지 놓친 것이 있다. 바로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서의 한 장면이다.


9일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김여정은 노동당 제 1부부장의 자격으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옆자리에 앉았다.


4층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앉은 VIP석 바로 뒷줄이었다. 김 여정은 VIP석에 자리하려던 문 대통령과 웃으며 악수했다.


잠시 뒤 애국가가 흘러나오고 태극기가 게양되기 시작했다. 바로 이때 김여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김영남 상임위원장 역시 기립했다. 북한 응원단도 모두 일어서기는 마찬가지였다.


애국가를 배경으로 한 태극기 게양에 북한의 로열 패밀리가 북한 인민들과 약속이나 한듯이 일동 기립해 예를 갖춘 것이다. 이들은 남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입장하자 손을 흔들며 일체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 내외가 김여정, 김영남과 두번째 악수를 나눈 것도 바로 이때였다.




이 인상적인 장면에 대해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우리가 반드시 역지사지해볼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우리의 경우 북한 인공기에 그런 예를 갖출 수 있느냐는 반문이다.


그는 "김여정의 특수한 신분 때문이긴 하겠지만 이번 뿐 아니라 과거에도 북한 대표단이 남한의 현충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고 상기시켰다.


북측 대표단이 현충원에서 참배하는 것은 우리 남측 대표단이 평양에서 '혁명 열사릉'에 참배하는 것과 같은 풍경이다. 물론 그럴 경우 우리는 국가보안법으로 처벌 받는다.


고 교수는 이 같은 우리쪽 안보관에 대해 "매우 수세적"이라고 평가했다. 체제 역량이 북한에 비해 열세를 보이던 때 했던 패턴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 교수는 이와 함께 "북에서 방남단이 많이 내려오면 올수록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남한의 우수성을 보고 되돌아가는 만큼 우리에게 이익"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방남 비용을 우리가 지불하는 문제로 논란을 벌이는 것이 안타깝다는 얘기다.


김여정의 태극기 기립에 대해 탈북자 출신 주성하 기자는 "북한이 엄청나게 유연해질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주 기자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태극기 게양과 애국가 제창 때 북한 응원단과 김영남, 김여정도 모두 일어섰다. 아마 북한 사람이 '적국'인 한국 국기 게양과 국가 제창에 일어선 것은 처음 아닐까 싶다. 그건 북에서 정치범으로 몰릴 일"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최고존엄이 어떻고, 공화국 존엄이 어떻고 하며 손톱만큼도 양보하지 않고 펄펄 뛰던 북한이 그런 것까지 감수했다니, 이건 북한이 엄청나게 유연해질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주 기자는 또 "반대로 자유국가라는 한국의 청와대 고위인사가 평양에 가서 북 인공기 게양과 국가가 울릴 때 기립했다면 어떤 비난공세에 직면했을지 상상하면 의미가 와닿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남북 선수단이 입장하는 순간 문 대통령 내외와 북한 인사, IOC 위원장 등 모두가 기립한 가운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만은 가만히 앉아있는 모습으로 대비를 보였다.


이들은 앞서 9일 오후 6시에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도 나란히 지각하며 '외교적 결례'라는 평을 받은 바 있다.


남북관계 전문가 김연철 인제대 교수는 “미국은 평창에서 품격을 잃었다. 만찬장에 어디 북한만 있는가? 동맹국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남북 공동 입장을 감동이라고 하고, 참석자 대부분이 기립박수를 보낸 이유는, 남과 북의 화해와 협력이 올림픽 정신이기 때문이다. 박수를 치지 않은 미국은 올림픽 정신과 대북정책을 구분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펜스 부통령은 대북 전략의 혼돈을 드러냈다. 1954년 제네바 회담에서 저우언라이(주은래)의 악수를 거부했던 덜레스 국무장관을 떠오르게 했지만, 그때는 국제회의였고, 지금은 올림픽이다. 그때는 군사의 시대였지만, 지금은 외교의 시대다. 미국이 왜 대화를 두려워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정책이 ‘관여는 없고 압박만 있다’는 점을 전세계에 확인시켜주었다”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은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남북관계 개선을 선택했다. 평창에 적극 참여했고, 김여정 특사를 통해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과거 남북관계의 역사를 보면, 실무회담을 통한 단계적 해결 방식이 아니라, 정상회담을 통한 일괄타결 방식이 효과적이다. 정상회담도 대화의 한 종류다. 대화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다만 3차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정착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남북 모두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결론지었다.


한편 이번 평창올림픽 북한과 미국의 ‘조우’에 대한 외신도 관심을 모은다. 일단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박 강화의 궁지에 몰린 북한이 택한 국면 타개책으로 이번 평창올림픽이 더할 나위 없는 카드였다는 데 미국의 주요언론 평가가 일치했다.


진보 성향인 뉴욕타임스는 김여정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으로 향하는 스포트라이트를 모두 가져갔다며 외교적 이미지 조성 경쟁에서 그가 펜스를 압도했다고 분석했다.




압박 강화라는 해묵은 메시지를 가져온 펜스 부통령과 비교해 김여정이 들고 온 파격적인 방북 초청과 화해 메시지가 돋보였다는 것이다.


또한 펜스 부통령이 남북 단일팀 입장 당시 일어나 격식을 갖추지 않은 행동이 오히려 미국에 짐이 됐다고 전직 국무부 관리를 인용해 분석했다.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은 유화정책을 펴는 한국 정부와 서방 언론들의 대서특필로 인해 감옥국가 북한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의 나치 독일에 버금가는 이미지 홍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김 제1부부장과 건배할 때 펜스 부통령은 탈북자들을 만났지만 북한 응원단보다도 주목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폭스뉴스에 칼럼을 실은 작가 겸 해설자 제러미 헌트는 김여정 제1부부장을 향해 북한의 이방카 트럼프 등으로 홍보해준 언론의 태도를 문제삼으며 언론의 북한 아첨은 불명예라고 비판했다.


북한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임에 따라 앞으로 본격적인 외교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제 2라운드는 폐회식이 될 것이다. 참석을 예정한 이방카 트럼프 미 백악관 상임고문, 또 깜짝 참석 가능성이 남아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보여줄 행보 등에도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남북관계가 북한 핵무기 개발과 도발 국면에서 남북정상회담 국면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야당이 ‘이적행위’로까지 여기고 있는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주저할 이유가 없다. 안보는 명분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전쟁 가능성을 줄이는 실용적인 접근이 중요하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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