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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홍준표 대구 당협 셀프 공천 시도...뻔뻔한 기득권 챙기기 비난 확산 본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63)의 이기적인 정치 행보가 큰 논란을 부르고 있다. 그는 최근 당 대표임에도 국회의원 보궐 선거 출마를 위해 당선 안정권인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 공모에 지원한 바 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도 ‘졸장부’, ‘꼼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6·13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부산시장 후보 출마를 준비 중인 박민식 전 의원(52)은 8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홍준표 대표, 보수주의자가 아닌 보신주의자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박 전 의원은 “홍준표 대표가 결국 대구행을 확정했다”며 “한 마디로 창피하고 민망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솔선수범해야 할 당 대표가 꽃길을 걸으며, 선수 쌓아 제 한몸 챙기겠다고 선언했다”며 “전형적인 기득권이고, 웰빙 작태”라고 지적했다. 또 “서울·경기는 가시밭이고, 부산과 경남도 쑥대밭이 됐다”며 “그런데 홍 대표는 나 홀로 꽃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다”고 몰아붙였다.
그는 “험지에서 죽기 살기 각오하고 뛰겠다는 동지들에게 공개 면박을 일삼고, 선수들 기죽이는 언동을 서슴지 않았다”며 “그러면서 정작 홍 대표 자신은 후안무치하게 양지바른 꽃길을 선택했다. 누가 선거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믿겠는가”라고 물었다.
박 전 의원은 “홍 대표의 선택으로 지방선거는 치명적인 악영향을 받을 것이고, 결국 자유한국당은 전국 정당에서 ‘TK 자민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했다. 또 “거침없이 소신을 따랐던 사나이 홍준표의 결심이 이런 것이었나”라며 “대장부가 아니라 졸장부의 약아빠진 꼼수에 불과하다”고 퍼부었다.
박 전 의원은 그러면서 “대구 당협위원장 신청을 즉시 철회하라”며 “꼭 당협위원장을 하겠다면 서울이든 ‘낙동강 벨트’든 험지를 택하라”고 요구했다. 또 “지방선거 패배는 홍 대표 체제 폐막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폐당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홍 대표의 선호나 취향에 따른 사천이 아니라 공적 시스템에 의한 공천, 시민과 당원들의 손에 의한 공천을 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흠 최고위원(54)도 서면 입장문을 내고 “당 대표라면 지방선거를 앞두고 험지를 택해 희생과 헌신의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텃밭 대구에 ‘셀프 입성’ 하겠다는 것”이라며 “앞서 대구를 희망한다고 했을 때는 설마 설마 했는데, 기가 막힐 뿐”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금 자유한국당은 전에 없던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이럴 때 당 대표라면 ‘생즉사 사즉생’ 의 각오로 솔선수범을 보이며 낙동강 전선 사수 작전이 아니라 인천상륙작전을 도모해 전세 반전을 도모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대표가 앞장서 누구라도 원하는 당의 텃밭 대구에 안주하겠다는 것은 당의 지지 기반 확장 포기와 다름없다”며 “이렇게 해서야 인재영입이 가능하겠냐”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49)도 이날 국회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원래 당 대표는 전국 선거를 위해 (당협위원장을) 서울로 신청하는 게 상식”이라며 “홍 대표가 수도권을 포기했다”고 깎아내렸다.
그는 “홍 대표는 서울에서만 의원을 4번이나 했다”며 “그가 한번도 의원을 해보지 않은 대구에 당협위원장을 신청한 것은 수도권에 가망이 없기 때문에 본인 패권을 유지하려면 대구에서 당협위원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출마를 희망하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은 당을 포기하라”며 “통합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통합신당에 탑승해서 한국당을 무력화시키고 더불어민주당과 일 대 일 구도를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이렇게 당 내부에서도 큰 비난이 쏟아지자 홍 대표도 해명에 나서고 있다. 그는 8일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 공모에 신청한 것과 관련해 “21대 총선에서 대구지역으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오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 "이번에 대구에 (당협위원장) 빈자리가 있어 내려오는데 이것은 대구를 근거지로 해서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지 대구에 출마하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으로) 내려오더라도 다음 총선 전에 그 지역구에 훌륭한 대구의 인재를 모셔다 놓고 출마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의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 신청을 놓고 당 일각에서 '홍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험지를 택하는 희생정신을 보여야 한다'는 비판론이 제기되자 홍 대표는 이를 무마하기 위해 '대구 불출마'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대구의 바닥 민심은 홍 대표의 대구행을 냉소 정도가 아니라 혐오하는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여론 주도층은 당연히 그런 감정을 갖고 있고, 시민들의 반응도 대구지역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잘 드러났다. 대구행을 찬성하는 여론은 13%에 불과했고, 대다수는 서울지역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거나 당 대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시민의 바람은 홍 대표가 비장한 자세로 험지에 나가 한 명의 지지자라도 더 확보해 위기의 한국당을 견인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정치의 정도이자 대의다. 홍 대표로서는 막힌 국회의원 금배지 행렬을 다시 잇고 싶을 것이다. 당 대표로 있을 때가 절호의 기회다.
금배지 한번 하면 4년을 편안하게 큰소리 치면서 보낼 수 있다. 지방선거 뒤 책임론이 나와도 당 대표직은 내던지면 그만이다. 그가 과연 무너진 자유한국당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대구의 안전판에 편하게 기대고 싶어 할까. 당이야 무너지든 말든, 보수층이 지방선거에서도 몰락해 향후 30년은 더 바닥에서 기든 말든, 자신은 금배지 또 다시 달면 그만이라는 계산이다.
막말 행보는 그렇다 치고 당의 전체 사기마저 떨어뜨리는 초유의 이기적 행보에 당 내부 관계자들도 할 말을 잃었다. 뻔뻔스럽게도 이 순간만 잠시 지나가면 그는 편안하게 또 금배지 보호 아래서 몇 년을 떵떵거리며 살 것이다. 제 1보수야당의 희망은 당 대표라는 사람이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치는 순간 사라져버렸다. 지방선거의 결과도 뻔히 보인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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