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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안철수에 도전장 던진 천하람

성기노피처링대표 2023. 2. 1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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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8 전당대회에 출마한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피켓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 본경선 진출자가 가려졌다. 김기현 안철수 천하람 황교안(이상 가나다순)으로 후보가 확정되면서 집권여당의 본격적인 전당대회 막이 올랐다.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예비경선 통과 명단만 공개했을 뿐, 컷오프 순위 및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아 어떤 후보가 우세에 있는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번 예비경선에서는 2가지 판세 흐름이 포착된다. 먼저 천하람 후보가 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의 최대 ‘캐스팅보트’가 될 전망이다. 천하람 후보는 당 대표 레이스에 등장한 지 며칠만에 단숨에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10일 발표된 컷오프에서도 윤상현 조경태 등 중진 현역의원들을 가볍게 제치고 본선에 합류해 전당대회 최대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천 후보의 ‘주가 상승’에는 2가지 배경이 있다. 먼저 이준석 전 대표가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없게 되면서 그 ‘빈 공간’을 대체해줄 ‘대안주자’로서 대표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 전 대표도 전당대회에서 ‘올인’해 자신의 정치적 비중을 최대한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이준석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과 지지층을 최대한 천하람 후보에게 몰아주고 있다.

천 후보는 이 전 대표의 ‘간접 지원’ 덕분에 정치경력이 일천하지만 단숨에 당 대표 후보 지지율 ‘3위권’에 안착하는 행운을 거머쥔 셈이다. 하지만 아무리 이준석 전 대표가 밀어준다고 해도 천 후보의 기본적 정치 자질이 미치지 못하면 ‘떠먹여 주는 밥’을 먹을 수 없다. 정치인은 확고한 권력의지와 함께 자신만의 강인한 돌파력과 추진력을 갖춰야 한다. 또한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논리력과 설득력도 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천 후보의 정치적 장점은 논리적인 언변을 바탕으로 토론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가 여의도 생활 10여년만에 보수정당 대표에까지 오른 결정적 배경에는 수많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다진 공세적인 ‘토론의 힘’이 큰 역할을 했다. 천 후보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각종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하며 다진 토론의 ‘전투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준석 전 대표는 몇 년 전 ‘정치는 말의 힘을 극대화시키는 예술’이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토론 정치’에 일찍이 눈을 떴다. 지난 2021년 5월 당 대표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이 전 대표는 나경원 주호영 등의 중진들에게 전혀 기가 꺾이지 않고 오히려 당돌하고 공세적인 토론 전략으로 여론의 주목을 받았고 그것이 당 대표에까지 오른 원동력이 되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천하람 후보가 후보 토론회에서 사이다 발언으로 김기현-안철수 두 후보를 모두 거세게 몰아붙일 경우 천 후보의 지지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당 대표 후보(오른쪽부터), 안철수 당 대표 후보,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힘내라 대한민국! 제3차 전당대회- 더 나은 미래 서약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천 후보는 유일한 ‘비윤계’ 주자로 주목을 받고 있다. ‘비윤계’ 후보가 없을 때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표심 일부가 천 후보로 이동하면서 안 후보의 표가 빠져나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천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번 전당대회에서 반드시 완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천 후보가 TV 토론회 등을 계기로 지지세가 급상승할 경우 이는 또 다른 ‘비윤계’인 안철수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애초에는 안철수 후보가 ‘비윤계’의 대표주자였지만 천하람 후보가 갈수록 주목을 받게 되면 안 후보에게 갔던 ‘비윤계 표심’이 천 후보쪽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비윤계’의 표심 분할 가능성은 김기현 후보가 1차 경선에서 과반수 어부지리를 얻는 돌발변수가 될 수도 있다.

안철수 후보 입장에선 30~40대의 호응을 받는다 하더라도 천하람 후보의 등장으로 표심 분열에 애를 태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의 수는 15만~20만명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 수도권의 젊은 층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대거 천하람 후보에게 몰릴 경우 안철수 후보에게는 치명적이다.


이번 예비경선에서 천하람 후보의 반짝 상승과 함께 이용 이만희 의원 등 ‘친윤계’로 분류됐던 현역의원들이 최고위원 선거에서 탈락하는 이변도 일어났다. ‘친윤계’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비록 한 단계 아래인 최고위원 자리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수행실장’ 출신인 이용 의원과 또 다른 ‘친윤계’ 이만희 의원(재선)이 모두 밀려나면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반 윤석열’ 정서와 ‘친윤계 싹쓸이’에 대한 견제 정서가 어느 정도 위력을 발휘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또한 ‘이준석 계’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모두 살아남은 점도 이번 전당대회에서 ‘반 윤석열’ 정서가 어느 정도 불고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준석 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모두 1차 컷오프를 통과했다. 천하람 후보는 “제가 명단에 들어간 것도 기뻤지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후보의 이름이 발표되니 가슴이 뭉클했다. ‘개혁 후보팀’이 출발하는 것이 빠르지 못했는데도 개혁을 원하는 많은 당원께서 큰 힘을 실어주고 계신 것이 감동적”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이준석 계’가 모두 살아남은 것은 그들의 신선함과 자생력도 한 몫 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당 장악 시도에 대한 견제심리가 개혁성향 후보 밀어주기로 나타난 결과일 수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당무 개입’으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개혁성향 젊은 후보들의 약진으로 그나마 집권여당이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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