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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 마창대교 부자 투신자살 사건을 되새긴 페북 감동의 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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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 마창대교 부자 투신자살 사건을 되새긴 페북 감동의 글

성기노피처링대표 2017. 7. 23.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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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벤처투자자의 페이스북 글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는 지난 2010년 9월 한 가장이 아들과 함께 마창대교에서 동반 투신자살하기 직전의 사진을 게재한 뒤 그 사연을 써내려갔다. 당시 사건은 이랬다. 한 신문에 보도된 사건을 소개한다.


위암으로 아내를 잃은 40대 가장이 11살 아들과 함께 마창대교에서 투신 자살했다.  

12일 오전 9시50분께 경남 창원시 마창대교에서 김 모 씨(43)가 아들(11)과 함께 70m 아래 바다로 투신해 숨졌다. 목격자는 한 남성이 이날 오전 매립지 부근 교각에 자신의 승용차를 세운 후 아들을 먼저 뛰어내리게 하고 자신도 뒤따라 투신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김 씨가 지난해 아내를 위암으로 잃고 대리운전을 했다는 주변인들의 진술을 참고로, 생활고에 시달려 투신한 것으로 보고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마창대교는 2008년 7월 개통된 이래 2년여 동안 15명에 달하는 투신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이는 개통 이후 5년 동안 18명이 사망, ‘자살대교’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얻은 부산 광안대교보다 비율적으로 높은 수치다.  

한편 지난달 18일 새벽에도 마창대교에서 최 모 씨(63)가 70m 아래 바다에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이 사건을 두고 왜 죄 없는 자식까지 같이 자살하게 하느냐는 비난의 목소리도 높았다.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이도 이 점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다음은 그가 페북에 올린 글의 전문이다. 


2010년 9월 12일 마흔 세 살의 아버지는 마창대교에 차를 세웠습니다. 시간은 아침 9시 48분. 아버지는 열 한 살 아들과 함께 다리 난간을 넘어가 아들이 먼저 뛰어내리게 하고 자신도 이어 뛰어내렸습니다. 아이는 무서워서 다리 난간을 꼭 잡고 있었지만 이내 뛰어내렸습니다.


자식이 있는 부모라면 누구든지 가슴이 미어졌을 것이고 죄없는 아이를 죽였다며 많은 사람들이 아버지를 비난했겠지만 이 아버지는 이런 선택을 하기 전까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 시점으로부터 1년 전에 이들은 아내와 엄마를 위암으로 잃었습니다. 엄마가 아프기 전까지만 해도 가게를 운영하면서 생계를 꾸렸던 이 가족은 엄마의 병원비를 마련하느라 가세가 기울었고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빠는 대리운전으로 한 달에 70만원을 벌어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아내가 죽은 후에도 아버지는 아이에게 성실하게 관심을 기울였고 부족한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투신하기 며칠 전에는 주민센터에 공공근로를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아침에 운전을 하고 가는데 몇 년 전인가 보았던 이 기사가 갑자기 생각나서 지금까지도 마음을 힘들게 합니다. 이런 선택을 하기까지, 마지막 아침이 밝아오기까지 아버지와 아들이 감내해야 했을 고통과 고민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유일하게 의지하는 대상인 부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더라도 이미 형성된 애착 관계때문에 그 선택을 거부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부모는 자신이 최선을 다했는데도 불구하고 더 이상 길이 없다고 느낄 때 이런 선택을 합니다. 그것이 홀로 남겨질 아이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위한 다른 선택이 있다는 걸 부모가 알기만 해도 저는 죄없는 아이들이 죽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 시절에 저는 돈을 벌어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일을 하려고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다른 것보다 이 상황에 놓여있는 아이들이 가장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앞으로는 제가 운영하는 모든 회사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10%를 이 아이들을 위해 쓰겠습니다. 혹시나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아이들을 알거나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 부모 당사자시라면 저에게 언제든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아직도 세상에는 사회보장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비록 7년 전의 안타까운 사건이긴 하지만 이런 슬픈 뉴스는 잊을 만하면 한번씩 우리의 가슴을 파고 든다. 페북에 글을 올린 이도 소외되고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자 이 글을 쓴 것으로 보인다. 절망의 끝에서 투신을 선택했던 한 '부자'의 사진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끊어낸다. 두 사람의 명복을 다시 한번 빌어보며,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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