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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원내대표 누가 될까?

성기노피처링대표 2021. 5. 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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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이 4월 30일 열립니다. 비록 원내대표를 뽑는 것이긴 하지만 이번 선거를 통해 향후 당의 당권까지 예상해볼 수 있는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임자 없는 땅이 돼 버렸습니다. 무소속 홍준표 의원이 보수적자라고 자임하고 있지만, 탄핵 난리통에서 태어난 ‘임시수도’ 성격이 짙습니다. 추종하는 세력도 별로 없습니다. 이후 황교안 전 대표 체제가 들어섰지만 친박 잔류파들 틈에 끼여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총선 패배 뒤 쫓겨나다시피 당을 떠났습니다. 그 뒤 김종인 전 비상위원장 체제가 들어섰습니다. 이번에 탄생하는 새 지도부는, 친박계가 남기고 떠난 권력의 빈 공간을 메우고 신주류를 형성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현재 원내대표 경선의 판세는 탄핵과 영남당 논란이 맞물려 돌아가며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주호영 의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호영 의원은 내달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권 도전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원내대표로 4.7 재보궐 선거를 승리로 이끈 ‘무공’에다 안정감과 합리성 등을 앞세워 차기 당권 유력주자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 방정식은 이 주호영이라는 상수를 대입해야 해답이 나옵니다. 일단 주호영 의원 때문에 원내대표의 지역안배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내년 대선을 이끌어나갈 지도부를 선출한다는 점에서 경륜과 능력이 요구되는 막중한 자리입니다. 하지만 인물의 경쟁력과는 무관하게 어느 지역 출신인지가 선택의 제1 요건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경선 판세는 권성동(4선·강원 강릉)-김기현(4선·울산 남을) 의원이 ‘영남-비 영남’ 구도를 형성하며 2강 구도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내달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주호영 의원이 당권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자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지역 안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는 것입니다. 영남 후보 김기현 의원은 “악의적인 프레임”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비영남권 후보(권성동·김태흠·유의동)들은 지역안배론을 명분으로 내세웁니다. 

이 지역안배론을 가장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는 쪽이 바로 주호영 의원입니다. 영남권 후보인 김기현 의원이 당선되면 당 대표 출마를 사실상 확정한 주호영 의원에게 불리한 상황이 조성됩니다. 당내 투톱이 모두 영남출신으로 꾸려져 수도권과 타 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도확장 명분에도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호영 의원이 ‘도로 영남당’ 논란의 싹을 아예 잘라버리기 위해 비 영남 출신인 권성동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대표적인 친이계 인사라 정치적 코드도 잘 맞습니다.


 

‘친이계’의 이런 도발에 ‘친박계’도 맞대응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원내대표 경선도 탄핵 이후 이어진 친이와 친박계의 계파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입니다. 친박계는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탄핵 정리 차원에서 중진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거나 선거에서 떨어져 계파로서의 응집력은 매우 옅어졌습니다. 그럼에도 아직도 폭넓게 포진해 있는 태극기부대와 일부 친박성향 정치 유튜버들이 장외에서 ‘친박’의 정치적 이념을 퍼뜨리며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 강경파 김태흠 의원을 노골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친박은 여전히 정치적 세력을 형성하고 국민의힘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호영 의원이 권성동 의원 지원으로 당을 접수하려 하자 당 안팎의 친박들이 일제히 들고 일어나 저항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5선의 친박 서병수 의원이 본회의장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갑자기 ‘탄핵불복’을 주장한 것도 원내대표와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박의 결집을 주창하는 신호탄이었던 것입니다. 더구나 주 의원이 내세우는 권성동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소추위원장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친박에게는 일종의 타도 대상입니다. 이에 친박 의원들이 권성동 의원과 경쟁하는 김기현 의원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며 맞불을 놓고 있는 것이 이번 원내대표 경선의 본질입니다. 

원내대표 경선 1차 투표에서 김기현-권성동이 올라 2차 투표로 이어진다면 김태흠과 유의동의 지지표가 친박과 친이계로 나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경우 101명 의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명 초선의 선택이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 초선들은 대체로 비교적 계파색에서 자유롭고 개혁성향이 있고 당의 중도확장론을 주장한다는 점에서 그 선택이 주목됩니다. 

이번에 새로 뽑히는 원내대표를 보면 당의 세력분포가 보다 명확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특히 대선을 치르는 중요한 원내 지도부인 만큼 이번 경선은 그야말로 국민의힘에 중대한 선택의 순간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애초부터 큰 기대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국민의힘의 원죄인 탄핵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도로 영남당’이라는 논란도 경선 기간 내내 부각되고 있습니다. 내년 대선 승리를 추동할 유능한 인물을 뽑는 게 아니라 철 지난 명분싸움과 계파 간 야합으로 원내대표 경선은 산으로 가고 있습니다. 

(4월 29일 여성경제신문 '정치언박싱'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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