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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박 전 대통령, 독대서 'JTBC가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짜증"

성기노피처링대표 2017. 8. 3.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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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뇌물공여 등 혐의 재판에서 파격적인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의 '말'은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과 그의 독대에서 오간 내용이라는 점에서 정치적으로도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 대통령과 한국 최대 그룹의 수장이 만나 비밀스런 얘기를 한 것 자체가 큰 뉴스거리다. 이 부회장의 진술대로를 그대로 믿는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일국의 수장이라는 사람의 입에서 나와선 안되는 수준이하의 발언도 했음을 알 수 있다. 이 부회장의 진술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따라가보자.


먼저 박근혜(65) 전 대통령은 2016년 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3차 독대에서 종합편성채널 JTBC를 향해 '이적단체'라고 언급하며 굉장히 불만을 보였다고 이 부회장이 법정에서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본인의 뇌물공여 등 혐의 재판서 진행된 피고인 신문서 이처럼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2월 박 전 대통령과 독대 자리를 가지면서 "박 전 대통령이 JTBC에 대해 굉장히 강하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이 외삼촌이지 않으냐'며 '중앙일보 자회사 JTBC 뉴스 프로그램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나라를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며 '이적단체'라는 말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굉장히 강한 불만을 얘기해서 저는 'JTBC가 계열에서 분리된 지 오래됐고, 독립된 언론사'라며 '홍석현 전 회장은 제게 손위 분이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이 짜증을 냈다고 이 부회장은 말했다.


이 부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더 짜증을 내면서 어머니(홍 전 회장의 누나이자 이 부회장의 어머니인 홍라희 여사)에게 말하라고 했다”며 또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에게 정치인 2명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누구와 어떻게 내 얘기를 하고 다니는 줄 모를 것 같나, (홍 전 회장이) 정치에 야망이 있는 것 같은데 삼성이 줄을 대는 것이냐. 중앙일보의 제일 큰 광고주가 삼성 아니냐"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은 당시 대화 끝 부분에 거의 JTBC 얘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부회장은 “대통령과의 독대 이후 사무실로 돌아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대화 내용을 얘기했더니 일단 홍 회장에게 얘기를 전해주는게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며 “그날 오후 바로 홍 회장을 찾아가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다 말했지만, (검찰 조사) 당시에는 탄핵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일국의 대통령이 언론사를 언급한 것을 조서로 남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며 "검사에게 말씀드렸고 남기지 않는 것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서 이 부회장은 피고인 신문을 통해 넉달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 특히 대통령과의 독대 분위기를 비교적 상세하게 전하며 자신의 무죄를 강하게 주장했다. 이날 특검은 ‘2016년 독대에서 JTBC 얘기가 나온 것이 맞느냐’고 물었고, 이 부회장은 “강하게 얘기했다”며 그날 분위기에 대해서 부연 설명을 길게 이어간 것이다. JTBC 부분은 그의 외삼촌 홍석현 전 회장도 관련되어 있고 집안 얘기도 나올 수 있는 삼성으로선 최고로 민감한 것이다. 그럼에도 이 부회장은 조목조목 상세히 홍 전 회장과의 어려움이라든지 이건희 회장과의 관련부분 등을 비교적 상세히 진술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6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때 있었던 대화내용을 처음으로 직접 밝혔다는 점에서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진술은 재벌총수가 대통령과 '독대'를 할 때 주로 어떤 현안을 얘기하는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준다. 이 부회장으로서도 향후 다른 대통령과도 '독대' 내지는 면담을 계속해야 한다는 점에서, 본인으로서도 공개적으로 '감히'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공개하는 것이 상당히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부회장은 이것 저것 생각할 처지가 아니다. 일단 무죄 내지는 집행유예를 받아야 풀려날 수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의 진술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JTBC와 관련해 얼굴을 붉히면서 불만을 표시할 정도로 분위기가 험악했기 때문에 특검 주장처럼 삼성의 현안을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는 상황설명을 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쉽게 말하면 자신이 살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통치행위'를 그대로 공개해버린 것이다. 물론 말 못할 이유는 없지만 재벌총수들이 구속을 각오서라도 쉽게 '대통령'의 말을 자세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은 '미래'를 위해서다. 한번 그렇게 공개를 해버리면 차기 차차기 대통령들이 '삼성'을 신뢰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부회장이 법정에서 대통령의 발언을 공개한 것은 상당히 그도 궁지에 몰리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동시에 차제에는 절대로 대통령과 '독대'를 하지 않겠다는 권력과의 절연 의지로도 읽힌다. 


삼성은 이번 재판을 계기로 '권력과의 접촉'을 통한 비즈니스를 더 이상 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긍정적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대통령과의 독대 이야기를 '발설'에 가까울 정도로 대부분 노골적으로 '까발렸다'는 점은 '아무리 본인의 무죄가 중요하지만 그를 위해 뛰어준 대통령을 저렇게까지 배신할 수 있느냐'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박근혜는 현재 권력을 잃고 영어의 몸이 된 초라한 신세다. 물론 자업자득이고 당연히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럼에도 그 꺼져가는 권력에, 한때 자신도 최고의 서비스를 했던 바로 그 권력에 이제 침을 뱉고 돌아서고 있다. 권력은 유한하고 돈은 무한한 것인가. 


성기노 피처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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