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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총선 불출마 선언, 황교안 대표체제 위기..."비대위로 가야 한다" 주장 봇물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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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총선 불출마 선언, 황교안 대표체제 위기..."비대위로 가야 한다" 주장 봇물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1. 3.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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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심재철 원내대표 등 의원 및 당직자들이 2일 국회 본관 앞에서 국민에게 세배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3선·경남 사천남해하동)과 한선교 의원(4선·경기 용인병)이 2일 4·15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랐던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의 통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불출마 이유로 들었다. 지난달 31일 법사위 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부산 북강서을·재선)도 같은 이유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당의 자성을 촉구하며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6선), 김세연·김영우(3선), 김성찬(재선), 유민봉·윤상직(초선) 의원을 합치면 이날까지 9명의 한국당 의원이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패스트트랙 완패에 따른 위기감과 자성론이연쇄 불출마로 표출되면서 지도부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실제 지도부 퇴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 요구 등이 공개 분출되고 있다. 잇따른 현역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당내 권력구도 재편 가능성과 보수통합 움직임도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연속 불출마 선언의 파장은 지도부를 정조준했다. 여상규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하며 “악법들이 날치기 통과되는 현장에서 우리 한국당은 매우 무기력했다”며 “지도부는 몸으로 막아야 할 의원들에게 전혀 용기를 북돋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걱정 말라, 책임지겠다’는 지도부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지도부에 심한 불만을 느꼈다”고 비판했다. 여 의원은 비대위 구성을 거론하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그는 “(한국당이) 비대위 체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당 지도부는 모든 걸 내려놓아야 한다. 그렇게 해야 자유진영을 대동단결시킬 빅텐트가 가능하다”고 촉구했다.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김영우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 등도 통합 비대위 구성을 언급한 바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 “여러 검토가 필요하다”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고만 하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의원 중 다수가 보수통합을 언급하면서 통합 국면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트랙 국면의 무력했던 상황에 대한 반성과 총선 승리를 위한 해법은 통합뿐이라는 인식이 커진 결과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통합은, 닥치고 통합”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통합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 복당을 요구했던 인사들의 재입당을 오는 10일까지 허용키로 한 것이다. 허용 대상에는 바른정당계 탈당파 전직 의원들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승민 의원의 측근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에 합류했던 조해진, 류성걸 전 의원이 유력하다. 이들은 그간 재입당을 신청했으나 복당파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황 대표는 “대통합 차원이다. 나라를 위해서, 당을 위해서 다시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널리 드리겠다는 차원에서의 조치”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이날 비례대표 후보용 위성정당인 ‘비례자유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1월 중 창당 절차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례자유한국당 창당에 대한 여론이 곱지 않은 데다 창당 효과도 크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통합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비례자유한국당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통합을 하게 되면 당장 당명부터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근 잇따른 한국당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비례자유한국당 이적을 위한 수순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여상규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황교안 대표도 물러나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이 황 대표에게는 큰 타격이 되고 있다. 여 의원이 범친박계열로 분류되지만 비교적 계파색이 엷고 독자적이고 소신있는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황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은 정치적 공세라기보다 황 대표가 난국을 타개할 리더십이 없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다. 뒤이어 한선교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며 황 대표를 지지한 것은 여 의원의 퇴진 충격파를 물타기 하려는 의도도 있었다. 그만큼 여 의원의 황 대표 퇴진 주장은 당내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고, 비대위 출범 등 조속한 대안마련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위기 때마다 태극기 부대에 의지하는 등 그동안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은 무원칙과 즉흥적인 장외투쟁만이 난무했다. 비대위 출범만이 답이라는 게 당 안팎의 대체적인 주장이다. 

 

홍준표 전 대표도 31일 한국당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사실상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비굴하지 말고 몸부림이라도 쳐야지, 대안 없다고 혼자서는 대안도 되지 않는 사람 붙잡고 계속 끌려 갈거냐”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제 대안이 있어서 비대위 구성 했느냐, 책임지지 않는 정치는 후일을 기약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현 지도부 일괄 사퇴와 내년 총선을 대비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촉구한 것이다. 홍 전 대표는 “1년 동안 그렇게 당을 망쳤으면 이제 됐다”며 “모두 내려놓고 대통합의 길을 찾아야 한다. 대통합의 길로 가면 아직도 승산이 있다”고 썼다.

 

그간 홍 전 대표의 주장은 '포스트 황교안'과 차기 대선주자 입지를 의식한 다분히 정파적인 공세였지만, 이번 비대위 주장은 자신의 정치공간 확보보다는 큰 틀에서의 보수세력 총선승리라는 진정성 면에서 받아들여야 한다. 비대위에는 안철수 유승민 등 보수세력 총결집에 동참하고자 하는 모든 정파가 모여 당원과 국민참여 형태를 통해 다수결로 대표가 결정되는 형식으로 가야 한다. 

 

다만 지금까지 자유한국당의 역사를 볼 때 비대위도 집권 가능성이 높은 대권주자 위주로 출범했지만, 이번 같은 경우는 차기대선보다 당면한 총선승리에 주안점을 두고 닻을 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까지 전혀 실험하지 않은 전대미문의 도전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보수세력의 정치력이 다시 한번 재검증되고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프로세스를 거친다면 총선에서 참패할 여지는 줄어들 것이다. 지금 땅에 떨어진 한국당과 황교안 대표의 지지율을 볼 때, 비대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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