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노의 정치 피처링

대북 특사 단장에 임종석 비서실장, 단원에 서훈 국정원장 '투톱' 체제? 본문

정치

대북 특사 단장에 임종석 비서실장, 단원에 서훈 국정원장 '투톱' 체제?

성기노피처링대표 2018. 2. 14. 11:04







728x90
반응형



평창올림픽으로 조성된 남북관계 화해무드를 이어가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적극적인 대북정책이 가시화된다. 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바로 대북 특사단 파견이다.


특사단의 사전정지 작업이 성공적으로 잘 이뤄질 경우 남북정상회담은 그 실무적인 합의를 추인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대북 특사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에 청와대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조성된 남북 대화 분위기를 적극 이어나가기 위해 조만간 파견할 대북 특사 적임자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기는 평창패럴림픽이 끝나고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되기 전인 3월 말을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북 특사 유력후보로 여러 인사가 거론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노컷뉴스는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임종석 비서실장은 과거 행정 관료형 실장이 아니라 정무적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대통령의 의사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특사 한 명이 파견되는 게 아니라 특사단을 꾸리고 단장에 임 실장, 단원에 서훈 국정원장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은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한 상태이기 때문에 여건 조성이 중요하다"며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도 상징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특사단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지난 10일 북한 대표단이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을 접견했을 때 배석했다. 또 다음날 북한 대표단을 서울 반얀트리 호텔로 초청해 문 대통령 대신 환송 만찬을 주최하기도 했다.


지난 2000년 6월 1차 남북 정상회담 때는 김대중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했던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현 민주평화당 의원)이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측 인사들을 만나 정상회담을 논의했다.


2007년 2차 정상회담 때는 김만복 국정원장이 막후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을 특사로 보내 정상회담을 공개적으로 제안한 만큼, 과거와 같은 물밑 작업 과정을 건너뛴 채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사로 파견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셈이다.


임동원 전 장관의 경우 과거 1, 2차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 깊숙히 개입했고, 김정일 위원장을 직접 만난 인물이라는 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미치는 영향력도 감안돼 특사단 포함이 유력시된다.



특히 문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의 두 차례 접촉 이후 "미국도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밝혔다. 남북 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한 것처럼 대북 특사 파견을 위한 여건도 일정 정도 무르익고 있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부부장을 면담했을 때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도 북미간의 조기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미국과의 대화에 북쪽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펜스 부통령이 지난 10일 방한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귀환하면서 "북한이 대화를 원하면 우리도 대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분위기도 청와대가 빠른 시일 안에 특사 파견을 추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특사 파견은 남북 정상회담 시기와 의제 등 북측의 구체적인 답변을 받아와야 하는 성과를 내야한다. 그런 부분까지 감안하면 필요 이상으로 속도를 낼 상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치권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의 대북 특사 기용이 문재인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최적의 카드라고 본다.


임종석 실장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을 지낸 대표적인 386(80년대 학번·60년대생) 세대 정치인이다.




특히 임종석 실장은 한양대 총학생회장 겸 전대협 의장을 맡았던 1989년 평양에서 열린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 참가 사건을 주도한 인물로 유명하다. 평양축전참가사건은 그해 6월 한국외대 불어과 4학년 임수경(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이 홀로 제3국을 경유해 평양에 도착, 축전에 참가한 뒤 8월15일 판문점을 통해 돌아온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전대협 간부들은 대거 검거됐고, 임수경은 국가보안법 혐의로 2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받고 3년 6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당시 경찰의 수배를 받던 임 전 의원은 변장과 여장 등으로 수사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면서 '임길동'이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임 실장은 1989년 노태우 군사정권 시절에 처음으로 남한의 ‘민간인’을 북한에 보내 온 나라를 들썩이게 했다. 북한에서도 임수경은 남북통일의 영웅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보수층에서는 북한의 선전선동에 이용된 대표적인 사례라며 지금도 당시의 상황을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그 시절만 해도 북한이나 김일성 김정일을 언급만 해도 정보당국에 끌려갈까 두려워하던 때였다. 그때 임수경의 방북은 북한을 ‘객관적으로’ 그리고 대중적인 시각에서 인식하는 첫 계기가 되었다.


북한은 대남관계에 있어서 의리와 인연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일행만을 유일하게 초대해 6.15 남북정상회담의 인연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임종석 실장의 대북 특사가 이뤄진다면 1989년 임수경 방북 때의 인연을 되새기며 그에게 신뢰를 보낼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도 그런 임 실장을 특사로 보내 현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성의 표시를 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관계는 그동안 상당히 예민한 문제였다. 명분이 우선시 되고 상대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접근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종석 특사 파견의 효과는 바로 이런 예민한 부분을 상당부분 상쇄시켜 줄 수 있다. 



임 실장은 또한 정무적 감각도 뛰어나다. 그는 2000년 새천년민주당에 전대협 출신인 이인영, 오영식, 우상호 등과 함께 '젊은 피'로 영입돼 정치에 발을 들였다. 이어 그해 16대 총선에서 서울 성동을에 출마해 34세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되며 의정활동을 시작한 뒤 열린우리당 대변인, 대통합민주신당 원내수석부대표, 민주통합당 사무총장을 거쳐 2014~15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역임했다.


논리정연한 화술을 지닌 임 실장은 기획력과 정무감각이 뛰어나 ‘박원순 인맥’임에도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초대 비서실장에 발탁되는 파격적인 인사의 주인공이었다.


문제는 보수층의 반발이다. 지난해 말 국정감사에 자유한국당 소속 전희경 의원이 청와대의 임종석 실장을 위시한 주사파 참모들이 과거에 김일성 주체사상을 신봉한 전력을 예로 들며 ”사상적 전향을 했느냐”고 질문한 바 있다. 이에 임 실장은 발끈하며 "전희경 의원은 도대체 그때 무엇을 했느냐. 그것은 우리에 대한 모독이다. 우리는 평생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웠다"고 대답한 바 있다.




전대협에서 학생운동을 하다가 북한인권운동가로 변신했던 당시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제가 청와대에 있는 사람 아는데요. 이석기 같은 사람 없어요. 그래서 주사파 공격해 봐야 먹히지도 않고 어르신들 아직도 박지원 빨갱이, 김대중 빨갱이 이런 어르신한테나 먹히지…”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1989년 임수경양의 평양축전 참가는 남한 사회에도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적국’으로 인식되던 북한에 들어가 그 축제를 열렬히 환영하는 한 여대생의 모습을 보고 적잖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으로 북한은 그동안의 ‘금단의 땅’이자 금기시되던 적국에서 우리와 같이 살고 있는 바로 옆 국가라는 인식이 생긴 ‘사변’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인식의 전환 중심에 전대협 의장 임종석이 있었다.


이런 남북관계의 역사성을 놓고 볼 때, 임 실장의 대북특사 파견은 문재인 대통령이 잡은 천금같은 기회를 살려줄 회심의 카드임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서훈 국정원장은 2번의 남북정상회담을 실질적으로 기획하고 이끌었던 경험을 살려 실무적인 협상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서훈' 투톱 체제에 남북관계의 명운이 달려 있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

728x90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