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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대표 ‘과반 승리’는 이것 때문

성기노피처링대표 2023. 3. 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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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당 대표가 8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후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후보가 새 당 대표에 선출됐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개전 초기부터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논란에 휩싸이며 중립성 논란이 불거졌지만 당심은 ‘당정’ 안정성을 택했다. 김 대표는 52.9%의 과반 이상 지지로 결선투표 없이 당 수장 자리로 직행했다. 김 대표는 윤석열 정권에서 가장 중요한 집권 2년차 국정과제 완성과 윤 대통령의 중간평가 격인 내년 총선을 책임질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2위는 안철수 의원(23.37%)이 차지했다. 안 의원은 경선 막판까지 대통령실 행정관이 단체 대화방을 통해 김기현 대표를 지지했다며 김 대표 사퇴를 끈질기게 요구하며 물고 늘어졌지만 결국 무릎을 꿇었다. 3위는 개혁소장파로서 최종후보 선정 때 돌풍을 일으킨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14.98%)이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8.72%를 득표했다.

이번 전당대회는 김기현 대표가 ‘윤심’을 등에 업고 유리한 국면을 펼쳐나갔지만 당 안팎에서는 천하람 당협위원장의 급상승을 예상하는 등 경선 초반부터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투표율도 사상 최고인 55.10%를 기록, 흥행면으로 볼 때 역대급이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전당대회 초반에 당심 100% 반영으로 룰 개정을 주도하고 유승민 나경원 전 의원 등의 불출마를 주도하는 등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것이 향후 집권 여당의 내분 불씨로 남게 됐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 후보들이 지난 2월 20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천하람, 김기현, 안철수 후보. (사진=연합뉴스)


김기현 대표는 당심 100%로 유리하게 개정된 룰과 ‘친윤계’ 의원들의 조직적인 지원으로 비교적 손쉽게 당을 장악하게 됐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이준석 전 대표 징계와 함께 빚어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8개월 만에 종식시키고 정식 지도부를 갖추게 됐다. 김 대표는 선거 막판까지 사퇴 요구를 받으며 고전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당 장악력이 허약한 윤석열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라는 당원들의 집중 지원을 받고 당 대표직에 오르게 됐다.

특히 김 대표는 역대 최고의 투표율(55.10%)에 힘입어 당원 24만명 이상의 사상 최다 득표를 기록한 정치인으로 기록되면서 향후 행보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김 대표는 전당대회 정국 초반 지지율에서 한 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로 지명도가 거의 없었지만 윤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사격 아래 불과 2달여만에 과반을 득표하며 인지도도 수직상승하는 ‘행운의 대표’로 등극했다.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철저하게 몸을 낮추고 윤 대통령의 그림자 역할을 할 것을 천명했기 때문에 향후 행보도 대통령실의 오더를 충실히 수행하며 몸을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래서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대통령실과 당의 불협화음이 자주 노정되었던 불안 요소는 크게 줄어들게 됐다.

하지만 김기현 대표 체제가 윤석열 대통령 중심으로 구심력이 더 많이 작동하면서 중도성향 지지층으로 당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기현 대표가 과연 국정운영에 비판적인 수도권 표심을 얼마나 끌어모을지도 변수다.

 

개혁소장파후보들은 이번 경선에서 모두 탈락했지만 당의 쇄신을 주도할 미래 동력은 확보했다. (왼쪽부터)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 천하람 당대표 후보,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사진=연합뉴스)


한편 ‘윤핵관’의 전횡에 맞서며 당의 쇄신을 주장했던 개혁성향 후보들은 모두 탈락했다. ‘천아용인’(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으로 대변되는 개혁 4인방 후보들은 대표직은 물론 최고위원직에도 단 한 명도 오르지 못했다. 최고위원은 김재원·김병민·조수진·태영호(득표순) 후보가 뽑혔고 청년최고위원은 35세의 ‘윤심’ 장예찬 후보가 당선됐다. 이로써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는 모두 ‘친윤계’가 싹쓸이하게 됐다.

한때 개혁소장파 돌풍을 일으키며 선거판을 뜨겁게 달궜던 천하람 위원장은 안철수 의원에 이어 3위를 차지해 이준석 전 대표가 바랐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천 위원장은 30대 0선으로 정치 경력이 일천함에도 전국단위 선거에서 6만여표를 득표하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만족해야 했다. 보수성향의 당심은 천 위원장이 아직은 당 대표를 지낼 만한 경륜과 경험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하지만 이준석 전 대표와 함께 당내 소장파의 기수로 떠올라 향후 ‘윤핵관’에 대한 견제와 당 쇄신을 주도할 ‘미래’를 보장받았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김기현 대표 체제를 과반 득표로 몰아주며 일단 힘을 실어주었다. 이는 김기현에 대한 선택이라기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신인으로서 당에 대한 장악력이 미약한 점을 커버해주고 강력한 국정운영을 한번 해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초반 당무 개입 논란을 무릅쓰고 전당대회를 ‘김기현 지명대회’로 만든 오점은 내년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에 여전히 불안함을 안겨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경선과정에서 여전히 미흡한 정치 경쟁력을 노정했고 부동산 투기 문제도 휴화산으로 남아 있어 총선이 본격화되면 낙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년 총선 전 일정 시점까지 일종의 관리형 과도 체제로 당을 안정시킨 뒤 개혁성향의 새로운 인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총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이런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하는 길은 김기현 대표의 정치력에 달려 있다. 김 대표가 당의 내홍을 잘 수습하고, 윤핵관들을 적당히 견제하며 관리해 공천 잡음도 최소화하고, 야당과의 협치도 무난하게 추진할 경우 중간 낙마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 오롯이 김기현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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