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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원은 윤석열 정권의 ‘차지철’인가

성기노피처링대표 2023. 1. 1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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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정안전위원장으로 당선된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차 본회의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국민의힘에서 쏟아져 나오는 뉴스 소재의 대부분은 ‘나경원 죽이기’입니다. 이런 저질 난장판을 주도하고 있는 이가 바로 장제원 의원입니다. 그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독한 척, 외로운 모습을 연출하려는 시나리오는 너무나 통속적인 정치신파극이다”라며 연일 나경원 전 의원을 공개 저격하고 있습니다.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의 당 대표 출마가 윤석열 정권에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 구체적으로 지적하는 게 아니라 개인의 신상과 이력, 정치적 태도 등의 ‘인상비평’으로 인신공격성 말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장제원 의원이 이처럼 국민은 둘째 치고 여권에서도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막말을 쏟아낼 수 있는 배짱과 맷집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정치를 모르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숙한 정치적 안목’과 당권 장악을 노리는 장제원의 ‘자가 발전’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습니다. 

먼저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정치를 잘 모르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람 보는 안목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장제원 의원을 가리켜 “권력의 냄새를 본능적으로 맡고 그것에 기대 호가호위하는 ‘간신 정치’의 전형”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정치를 조금이라도 아는 지도자라면 장제원 같은 탈당과 변신의 이력이 많은 정치인은 특히 경계를 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당장 자신의 입에 달콤한 사탕만 밀어 넣어주는 아랫사람이 쓰기에 편하고 컨트롤하기도 용이한 것처럼 ‘느끼게’ 됐고 바로 그 역할을 장제원 의원이 하고 있습니다. 참모들이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기 부담스러워하는 민감한 이슈도 장제원이 뚝딱 해결해준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을 구슬릴 줄 아는 ‘능력’으로 정권 실세가 됐고, 윤 대통령은 좌고우면하며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참모들보다 화끈하게 돌파하는 장 의원이 믿고 쓰기 편했던 서로의 ‘잇속’이 맞아떨어졌을 것입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식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장제원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뒷배’를 믿고 거침없이 당을 휘젓고 있지만 종국에는 윤 대통령에게 엄청난 정치적 부담을 안겨주거나 쉽게 배신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점은 장제원 의원이 3선을 거치며 지나온 과거의 행적을 보면 이해가 되는 대목입니다. 장 의원의 정치 이력을 보면 정치를 자신의 출세를 위한 도구로만 삼았을 뿐 그 어떤 진정성이나 자기희생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한때’ 가까이 했거나 모셨던 인물들과 ‘정치적 결별’을 밥 먹듯이 해왔습니다. 

장 의원은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청문회를 할 때 가장 강도 높게 그를 비판한 장본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가 바른정당을 창당한 뒤 유승민 전 의원을 뜨겁게 지지했지만 지금은 ‘원수지간’이 됐습니다. 자유한국당에 복당한 뒤 홍준표 전 대표에게 충성맹세를 하기도 했지만 지난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는 또 ‘적장’을 저격하는 역할을 했고 황교안 전 대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과도 한때 밀월관계를 맺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등을 돌렸고, 지금은 윤석열 대통령의 ‘여의도 경호실장’으로 변신했습니다. 

장 의원이 최근 부쩍 나경원 전 의원에 대해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는 배경에는 윤 대통령의 ‘암묵적 동조’도 있지만 장제원의 야심도 동시에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 축출 작전의 배후에 장제원 의원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두 사람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날 선 권력투쟁을 벌였기 때문입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초반 선대위가 난맥상을 보인 핵심 원인의 배후에 ”선대위 조직도상에 없는 분이라 더 문제“라며 장외의 장제원 의원을 직격하기도 했습니다.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과 이심전심으로 통하고 있는 장제원 의원이 김기현 의원을 ‘바지사장’으로 내세워 내년 총선 공천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실세 사무총장에 오르려고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장제원의 ‘야심’을 간파한 이준석 전 대표는 그간의 침묵을 깨고 “전당대회 나올 용기는 없지만 오만 협잡으로 정치 망가뜨리려는 사무총장 호소인을 심판하면 된다”고 ‘나경원 사태’를 간단하게 정리했습니다. 

장 의원은 ‘당무 개입’ 논란으로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못하는 상황을 이용해 자신이 ‘윤석열 대리인’이라는 점을 강력하게 부각시키며 거침없는 ‘막말 퍼레이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는 중도층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그들은 전당대회 ‘투표권’이 없습니다. 장 의원이 신경 써야 할 곳은 바로 국민의힘 지지층입니다. 당을 권력투쟁의 난장판으로 만든 장본인으로서 ‘국민 밉상’으로 등극해도 당원에게만 잘 보이면 그게 ‘현찰’입니다. 강도 높은 ‘나경원 까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최대치로 부각시키게 되면 당원들에게 ‘그래도 장제원이 실세’라는 인식을 공고히 하는 절호의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된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흑석동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성당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장제원의 ‘호가호위 방약무인’ 질주는 결국은 민심의 저항을 불러오고 국민의힘 몰락의 ‘트리거’가 될 수 있습니다. 박정희 정권의 몰락에는 차지철 경호실장의 ‘과잉 심기경호’가 근본 원인이었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대통령을 위한답시고 쓴소리를 하는 참모들과의 접촉을 차단하거나 올바른 진언이 나올 때 왜곡된 정보를 흘려 대통령의 눈과 귀를 멀게 하고 결국은 지도자의 판단력을 흐리게 한 장본인이 바로 차지철이었습니다. 비타협 강경책은 지도자의 인내와 고통을 순간적으로 경감시켜 주는 ‘아편’과 같습니다. 

필자는 역대 전당대회에서 이처럼 노골적으로 ‘김기현’이라는 ‘말뚝’을 박아놓고 당 대표를 뽑는, 비상식적이고 기괴한 당내 선거를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장제원 의원은 ‘윤심’을 간파하고 ‘윤석열 정권의 차지철’을 자임하며 전당대회에 윤 대통령이 ‘점지’한 인물을 당 대표에 앉히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니면 윤석열 정권의 또 다른 ‘차지철’이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지극히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당권 도전을 하려는 중진 정치인을 집단 린치하고 주저앉히는, 백주대낮의 ‘백색테러’ 행위를 조장하고 부추기는 ‘제2의 차지철’이 대통령 곁에 ‘기생’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윤 대통령 집권 이후 정상적인 정치적 사고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비상식적인 일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장제원이 너무도 비상식적으로 나경원 전 의원을 몰아치는 것을 보면 그 배후에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제 3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며 다른 ‘공천바라기’들의 ‘정치적 일탈’도 더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비상식적인 정치에 가세하고 있습니다. 정 위원장은 최근 “당대표 출마자는 물론 우리 당원들은 앞으로 ‘친윤’ ‘반윤’이라는 말을 쓰지 말았으면 한다. 이번 전당대회를 대통령을 공격하고, 우리 당을 흠집 내는 기회로 사용하지 말라. 이런 분들에 대해서는 당과 선관위원회가 즉각 제재에 나서겠다”고 선포했습니다. 이에 유승민 전 의원은 “대통령을 공격하면 당이 즉각 제재한다고 협박한다. 권력에 취해 제정신이 아닌가 보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장제원 의원의 아들 래퍼 노엘(본명 장용준)이 자작곡에서 “전두환 시대였다면 네가 나 건드리면 가지, 바로 지하실”이라는 가사를 붙여 충격을 주었습니다. 나경원을 쫓아낸 바로 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자리에, 장제원 의원 일가가 운영하고 있는 동서대(총장은 장 의원의 형인 장제국) 김영미 교수가 단 하루의 공식 검증기간도 없이 직행한 것도 단순한 우연일까요. 여권 최대실세로 등극한 장제원이라는 정치적 무게를 감안할 때 ‘노엘’과 ‘동서대 김영미 교수’는 향후 윤석열 정권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비 호감 소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현재 여권에서는 정무적인 조정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윤핵관’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전당대회 ‘줄서기’를 대놓고 요구하고 있고 공천을 바라는 힘없는 의원들은 숨을 죽이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윤석열 유일주의’가 공고화되고 있고 민심과도 멀어지는 징후가 포착되지만 참모들이 정무적인 조율과 조정을 포기한 듯한 인상마저 받습니다. 그 누구도 일방 질주하는 ‘윤석열차’를 제어할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결국은 국민이 그 브레이크를 당길 것입니다. 

 

(여성경제신문 1월 17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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