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은재 '겐세이' 발언에 "참 어이가 없다"며 일본비속어 옹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63)의 어이 없는 단어 인식 수준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그는 자당 소속 이은재 의원의 ‘겐세이’ 발언이 논란이 되는 것과 관련해 “참 어이가 없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1일 페이스북에 “3·1절을 앞두고 이은재 의원이 일본말인 겐세이를 사용했다고 막말이라고 비난하는 것을 보고 참 어이가 없었다”며 “내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아베 총리에게 가볍게 목례한 것을 두고 친일파라고 비난하고 대일 굴욕외교를 했다고 비난한 것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나는 일제강점기에 징용에 끌려갔던 아버지를 둔 사람”이라며 “그것을 일본 정부에 당당하게 말하고 회담을 했다”고 했다.
그는 “세계화 시대에 영어, 일어, 독일어, 중국어가 혼용되어 사용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는데 유독 일본어만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정서법만 고집하는 것도 옳지 않다”며 “그러면 최근 널리 사용하는 미투 운동도 나도 당했다고 고쳐서 사용해야 하지 않느냐”고 밝혔다.
홍 대표는 “본질은 제쳐 놓고 지엽말단적인 말꼬리만 잡아서 막말 운운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며 “가장 최근의 희대의 막말은 문정인 특보라는 사람이 한 한국 대통령이 주한미군 나가라고 한다면 나가야 한다는 그 말이 가장 악질적인 막말이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4년도 남지 않은 문 정권이 나라의 백년안보를 함부로 하겠다는 그 말이 5000만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막말이 아니고 무엇이라는 말이냐”며 “그 말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이은재 의원의 말만 막말이라고 비난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사회가 본질은 외면하고 지엽말단적인 것에만 집착하는 괴벨스식 선동사회로 가고 있는 것에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은재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설전을 벌이다 중재에 나선 유성엽 위원장에게 “겐세이를 놓는다”는 비속어를 사용하며 항의했다.
이에 대해 유성엽 위원장은 “겐세이라는 말은 제가 청년 시절 당구장을 다닐 때 말고는 처음 들어봤다. 위원장에게 겐세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느냐”며 “게다가 일본어다. 3·1절을 앞두고 공개석상에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이 의원이 개인적으로 당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몰라도,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공개회의 석상에서 일본어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아무리 마음이 급해도 ‘300 이하 찍어치기 금지’를 숙지하고 다시 초선의원의 마음으로 돌아가 신중한 마음으로 큐를 잡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자 한국 정치를 대표하는 곳이다. 의원들이 사용하는 단어하나 행동하나는 속속들이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전달된다.
이은재 의원이 ‘동네 아줌마’가 되어 동네 당구장에서 겐세이란 말을 사용하면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하지만 그는 서울의 강남구 사람들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다. 그의 말본새는 강남의 의식수준을 대변하는 것이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홍준표 대표가 이 의원의 말 실수를 억지논리로 옹호하고 있는 것이다. 교묘하게 본질 운운하며 우리 말 쓰기에 ‘겐세이’를 놓는 홍 대표야말로 뒤늦게라도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부끄러움은 또 자유한국당의 몫이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