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금메달, 남자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 등극...정재원 조력 돋보여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30·대한항공)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매스스타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승훈은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스피드 스케이팅 5000m와 1만m에 연달아 출전하며 평창에서만 3만 7000m를 뛰었지만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를 증명했다.
이승훈은 24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에서 7분 43초 97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포인트 60점을 얻어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이승훈은 이날 남자 매스스타트 준결승 1조서 6위에 올라 결승에 진출했다. 이승훈은 총점 5점을 획득하며 12명의 선수 중 8위까지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매스스타트는 이번 대회부터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16바퀴(6400m)를 돌아 4, 8, 12바퀴를 돌 때 1∼3위에게 각각 5, 3, 1점을, 마지막 바퀴를 돌 때는 각각 60, 40, 20점을 부여하며 이 점수들을 합쳐 최종 순위를 결정한다.
이승훈은 결승서 16명의 선수와 경쟁했다. 스벤 크라머르가 초반 선두로 나오며 그룹을 이끌었다. 정재원은 두 번째 그룹 선두에서 속도를 조절했고 이승훈은 공기 저항을 덜 받기 위해 뒤에서 4번째에 위치해 기회를 엿봤다.
이승훈은 마지막 2바퀴를 남기고 치고 나갔다. 2번째에 자리한 이승훈은 마지막 16번째 바퀴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확정 지었다.
정재원이 선두권을 이끌어주면서 다른 선수들의 힘을 뺀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승훈은 후미에서 기회를 엿보며 체력을 비축했고 결국 정재원은 힘이 빠져 뒤쳐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승훈이 뒤에서 치고 올라왔고 결국 금메달을 따냈다. 정재원이 페이스메이커로써 역활을 완수했다. 막판 스퍼트를 올린 이승훈이 진짜 금메달을 따냈다. 정재원은 8위로 경기를 마쳤다.
금메달 확정 후 이승훈은 정재원을 꼭 안아줬고 태극기 세리머니 때도 정재원과 함께 경기장을 돌며 감사를 표했다. 팀워크가 돋보이는 경기였다. 정재원은 이날 이승훈의 금메달 만들기의 최고 조력자였다. 여자 팀추월 논란 등으로 어수선해진 빙상계에도 이번 금메달은 큰 의미를 지닌다.
이승훈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시종일관 겸손한 자세와 고마움을 먼저 표시하는 등 악화된 여론을 의식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승훈은 이번 대회에 5000m와 1만m, 팀 추월, 매스스타트 등 4개의 종목에 출전했다. 1500m 출전권도 땄지만 후배 주형준(동두천시청)에게 양보했다.
5000m와 1만m는 한 번의 레이스로 끝나지만 400m 트랙을 8바퀴 도는 팀추월은 준준결승과 준결승, 결승까지 3번 레이스를 했고, 16바퀴를 도는 매스스타트도 준결승과 결승을 하루에 했다. 이로써 이승훈은 평창올림픽부터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매스스타트의 초대 우승자로 이름을 떨치게 됐다.
이승훈은 이날 금메달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1만m에 이어 개인 통산 2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에서 수확한 5번째 메달이기도 하다. 이승훈의 올림픽 성적은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다.
매스스타트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이승훈은 노련한 레이스로 초대 올림픽 챔피언 자리에까지 오르며 올림픽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확실하게 남겼다. 또한 2022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 의지도 강하게 보이고 있어 빙상의 전설 명성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