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기춘, '식물인간 상태' 호소한 최후진술은 형량 낮추기 작전?

성기노피처링대표 2017. 12. 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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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항소심 결심 공판 최후 진술에서 선처를 호소하며 투병 중인 아들과 아내를 언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일 서울고법 형사3부 심리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김 전 실장은 “내게 남은 소망은 늙은 아내와 식물인간으로 4년 동안 병석에 누워 있는 쉰세 살 된 아들 손을 다시 한번 잡아주고 ‘못난 남편과 아비를 만나 지금까지 고생 많았다. 미안하다’는 말을 건네는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내 아들에게 ‘누워 있으면 아버지가 눈 감을 수 없으니 하루빨리 하느님 품으로 돌아가라’고 당부하고 나서 삶을 마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랄 뿐”이라고 호소한 김 전 실장은 “비록 내 허물이 매우 크다 하더라도 늙고 병든 피고인이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관대하고 자비로운 판결을 선고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 전 실장은 또 거듭 사죄하며 후회한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북한과 종북 세력으로부터 이 나라를 지키는 것이 공직자의 사명이라고 생각해왔다”고 한 김 전 실장은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고 믿지만 북한 문제자 종북 세력문제로 인한 위험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부연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란 헌법적 가치를 위해 애국심을 갖고 성실히 직무수행을 하다 벌어진 일”이라고 강조한 김 전 실장은 “그 행위가 법적 문제가 돼 책임을 묻는다면 비서실장인 내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 전 실장의 외아들 김성원씨는 2013년 12월31일 교통사고를 당해 서울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성원씨는 4년째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대 의대 졸업 후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 재활의학과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성원씨는 경기도 용인시에서 재활의학과 병원을 개원해 운영 중이었다. 당시 병원이 부도가 나서 성원씨가 자금압박을 심하게 받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온 바 있다. 


사고 당시 김 실장은 아들이 위중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고 소식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비서실장 업무를 빈틈없이 수행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최순실을 모른다고 했던 김 전 실장이 차움병원에서 KCC라는 가명으로 줄기세포 치료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차움의원을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들이 뇌사 상태였기 때문에 줄기세포 치료가 가능한지 조언을 구하러 간 것”이라며 “하지만 치료법이 없다.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해명했었다. 


한편 특별검사팀 수사 당시 김기춘이 아들과 며느리가 거주 중인 자택에 증거 자료를 은닉하며 아들의 상태가 세간에 알려졌다.




때문에 이를 압수수색한 특검은 일부 정체 세력으로부터 '비인간적인 수사'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영수 특검은 "김기춘 실장의 아들이 굉장히 아픈 상황에서 자료를 찾으러 가야 했다. 정말 고민 끝에 검사들이 가서 아들 부인에게 '김 전 실장이 두고 간 것만 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고 밝혔다.


박영수 특검은 "나도 인간이고 검사들도 인간이다. 특히 김기춘 실장은 내가 5공 비리 수사할 때 검찰총장으로 모신 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 예의를 갖추려고 노력했다"며 "'비인간적인 수사'라는 비난을 받았을 때 가슴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김기춘 전 실장이 이렇게 최후진술에서 이례적으로 아들의 병환상태를 꺼낸 것을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가족 상황이 얼마나 딱하면 식물인간 상태인 아들 이야기까지 하며 재판부에 읍소를 하겠느냐'는 반응이 있다. 




하지만 김 전 실장이 형량을 낮추기 위해 다분히 의도적이고 감정적으로 진술을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김 전 실장은 오랜 검찰생활과 법무부장관까지 지낸, 법에 대해서는 통달을 한 사람이다. 검찰의 구형이 생각보다 높은 7년까지 이르자 실형 2~3년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법리적으로 더 이상 어떻게 해볼 방안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김 전 실장이 잘 알고 있다. 기댈 곳은 재판부에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길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딱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김 전 실장이 주도한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입은 수많은, 죄없는 사람들의 딱한 사정은 왜 이 대목에서 나오지 않느냐는 의견도 많다. 법을 다투는 재판정에서 가족사로 방어하며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것 자체가 전직 법무부장관으로서 떳떳한 자세가 아니라는 뒷말도 나온다. 


김 전 실장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년 1월23일 열릴 예정이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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