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명숙 전 총리가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까닭이 노무현 추도식 때문?

성기노피처링대표 2017. 8. 23.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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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2년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만기출소한 가운데 한 전 총리의 옥중편지가 재조명되고 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지난 5월 12일 강기석 노무현재단 상임중앙위원 앞으로 편지를 보냈다. 이후 강 위원은 같은달 1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 전 총리의 편지를 공개했다. 


당시 한 전 총리는 옥중 편지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과 관련, “보통 사람들과 평범한 사람들이 손을 맞잡고 만들어 낸 역사의 봄”이라며 “문재인을 지켜서 망가진 나라를 바로 세워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지금 걷는 길이 비록 가시밭길이어도 두렵지 않다”라며 “(시민들은) 맞잡은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문 대통령을 지켜서 사람 사는 세상으로 가는 길을 놓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결과에 대해서는 “색깔론, 북풍, 흑색선전이 도저히 먹혀들지 않았던 낯선 선거였다. 보수세력뿐 아니라 우리와 뿌리가 같았던 이들까지 치부를 드러낸 색깔론은 이제 그 효력이 다 한 것 같다”며 “시민들의 면역력도 한층 강해졌다. 이번 선거에서 얻은 큰 소득”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한 전 총리는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59)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약 9억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됐으며, 2015년 8월 20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그후 같은 달 24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고, 같은해 10월 경기 의정부교도소로 이감됐다.  


한편 23일 오전 5시쯤 의정부교도소에서 출소한 한명숙 전 총리는 취재진에게 “이렇게 이른 아침에 저를 맞아주시기 위해 의정부까지 와주신 여러분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했다. 


한 전 총리는 “여러분 덕분에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진심으로 믿고 사랑을 주신 수많은 분의 믿음 덕분이었다”라며 “당당하게 열심히 살아나겠다”고 말했다. 이후 한 전 총리는 별다른 질문은 받지 않고 측근과 함께 현장을 떠났다.


한명숙 전 총리의 이번 출소에 대해 정치권, 특히 여권은 '사법정의'를 강력하게 외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3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만기 출소와 관련해 "향후 사법정의가 바로 설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김현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 때 추모사를 낭독했다는 이유로 한 전 총리를 향해 이명박정권 하에서 정치보복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1차 곽영욱 재판 실패 후 박근혜 정권하에서 기어이 징역 2년이라는 선고로 피눈물 나는 고통의 시간을 감내해 온 한 전 총리의 석방에 먼저 죄송함과 미안함부터 전한다"며 "일부 정치검찰의 무리한 기소는 검찰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한 전 총리에 대한 2번째 재판은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와 더불어 잘못된 재판이라는 점을 만천하에 보여준 사건"이라며 "정치탄압을 기획하고 검찰권을 남용하며 정권에 부화뇌동한 관련자들은 청산되어야 할 적폐세력"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습니다'라는 당당한 한 전 총리의 말씀에 우리는 변함없는 신뢰를 보낸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참여정부 말인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 후보 경선비용 명목으로 한만호 전 한신공영 대표로부터 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다가 2015년 8월 20일 대법원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8억 8000만원이 확정됐었다. 


확정 판결 뒤 한 전 총리는 개인 업무 등을 처리하고, 수감생활은 나흘 뒤인 2015년 8월24일부터 시작됐다. 


당시 대법원에 따르면 (한명숙 전 총리가) 명백한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의 정치화에 이어 법원까지 정치화됐다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었다. 이런 문재인 대표의 '인식'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동지였던 한명숙 전 총리를 감싸기 위해 사법부의 최종 판단도 받아들이지 않고 무시한다"는 비판이 한때 제기되기도 했다. 


검찰은 대법원 판결이 있던 그 해 9월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추징금 집행팀을 꾸려 강제환수에 나섰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한명숙 전 총리의 출소에 대해 "진실을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소도 잘못됐고, 재판도 잘못됐다"고 밝혔다.


특히 검찰의 한명숙 전 총리 기소에 대해 "사법개혁이 필요한, 얼만큼 필요한지를 말하는 것이다"며 "검찰의 기소독점주의 폐단과 나아가 사법 부정에 고스란히 피해를 입고, 지금도 사실 굉장히 지내기 고통스러워 안타까웠다"고 비판했다.  


지난 2009년 5월 29일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한명숙 장의위원장(오른쪽)과 문재인 전 비서실장이 서울역을 향해 하는 운구행렬을 따르며 손을 꼭 잡고 같이 걷고 있다.




다음은 한명숙 전 총리가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고 난 뒤 발표했던 기자회견 전문이다.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명숙입니다.


그동안 저의 결백을 믿어주시고 함께해주신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성원이 있었기에 당당히 버티고 견딜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정치탄압의 사슬에 묶인 죄인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결을 따르지만 유감스럽게도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공정해야할 법이 정치권력에 휘둘려버리고 말았습니다. 법리에 따른 판결이 아닌 정치권력이 개입된 불공정한 판결입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비탄에 가신 이후, 지난 6년 동안, 검찰의 표적 기획수사와 정치적 기소로 죄 없는 피고인으로 살아야만 했습니다. 검찰은 2010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저를 기소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의 정치적 기소가 거짓으로 판명되고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결국 저들은 성공했고 저는 서울시장에서 낙선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1차 사건의 1심 무죄판결이 선고되기 하루 전날, 또다시 별건을 조작해 2차 정치적 기소를 자행했습니다. 백주대낮 도로 한 복판에서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얼토당토않은 혐의를 덮어씌웠습니다. 하지만 검찰에서 제게 돈을 줬다는 증인이 재판장에서 돈을 준 사실이 없다는 양심고백을 했습니다. 검찰의 기획수사임이 드러났습니다. 결과적으로 돈을 준 사람이 없는데 돈을 받은 사람만 있는 범죄의 구성요건도 갖추지 못한 날조된 사건이 되고 말았습니다.


2차 사건의 1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 이후 항소심이 시작됐지만 새롭게 드러난 사실과 증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돈을 줬다는 증인을 재판정에 한 번도 부르지 않은 채 2심 재판부는 무죄를 뒤집고 검찰의 손을 들어 유죄를 선고했습니다.1심에서 입증된 모든 무죄 취지는 2심에서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대법원은 2심 재판부의 판결만을 인용하여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역사는 2015년 8월 20일을 결백한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한 날로 기록할 것입니다.


국민 앞에서 저는 떳떳하고 당당하게 선언합니다. 역사와 양심의 법정에서 저는 무죄입니다. 비록 제 인신을 구속한다 해도 저의 양심과 진실마저 투옥할 수는 없습니다.


70평생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왔습니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고문 받고 옥살이까지 했지만 굽히지 않고 정의롭게 살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정치에 입문하여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님과 함께 민주정부 10년의 성과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때로는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었지만 국민의 사랑과 격려가 저를 붙잡아 주셨습니다. 저의 결백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있었기에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 진실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저는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믿습니다. 국민의 힘이 마침내 진실의 역사를 만들어주시리라 믿습니다. 비록 제 몸은 정치적 압슬에 묶이더라도 저의 정신과 의지마저 구속할 수는 없습니다. 굴복하지 않겠습니다. 절망하지도 않겠습니다.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으로 시작된 정치보복이 한명숙에서 끝나길 빕니다.


2015년 8월 20일


성기노 피처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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