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헝클어진 머리, 모든 것 포기했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관련 56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8월 21일 법정으로 출두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진 한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구치소 생활을 하면서도 머리를 비교적 단정하게 핀으로 고정한 채 흐트러진 모습을 최대한 보이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이날은 헝클어진 머리로 호송차에서 내려 취재진들도 잠시 의아해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이 헝클어진 머리를 그대로 노출한 것은 현재 그의 심경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오랜 수감생활 끝에 심각하게 지쳐있는 현재의 정신상태를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고교 생활기록부에는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것이 흠>, <지나친 신중성 때문에 과묵한 편>이라는 평가가 적혀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사촌오빠 박재홍 전 국회의원은 한 인터뷰에서 그의 성격에 대해 “내색을 잘 안하는 성격이다. 강하다. 설사 그 순간 감정을 못 추스르더라도 얼굴을 금방 바꾸어서 내색을 안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전 대통령은 1961년 5·16 쿠데타가 일어나고 2년 뒤인 1963년 12월 대통령에 당선된 아버지를 따라 그의 가족은 청와대에서 살게 된다. 이때부터 박 당선자는 ‘큰 영애(令愛)’로 불리게 된다. 그가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이때부터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는 장녀 근혜에 대해 엄격한 교육을 시켰다. 박 전 대통령이 웬만한 큰 사건에도 얼굴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한 것도 어릴 때부터 교육받은 영향도 컸다.
하지만 근 50여년 동안 지켜온 대통령 '자식'으로서의 품위와 인내마저 이제 무너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헝클어진 그의 머리에서 비쳐진다. 청와대에 있을 때도 공식행사 등이 없으면 관저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그로서는, 현재의 구치소 생활과 재판에 불려다니는 과정 등을 겪으면서 그 인내심도 한계에 온 것이라고 본다. '될 대라 되라'는 심정이지 않을까. 한 전직 대통령의 말로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있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