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베트남 입국 한국민들 '이틀째 강제격리중'...씻지도 못하고 방치, 아이들 토하기도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3. 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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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인천에서 베트남 하노이로 입국한 한국민 11명이 강제로 격리된 하노이 외곽의 한 군부대 여성 기숙사. 한국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증한 대구·경북과 무관해 자가격리 대상이지만, 이틀째 강제격리된 상태다. 사진은 격리중인 사람이 한 언론사에 보낸 것이다. 

 

베트남 하노이 공항으로 지난 28일 입국한 한국민 가운데 100명 이상이 이틀째 공항과 병원 등지에 강제로 격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베트남 당국이 입국을 금지한 대구·경북 거주자나 최근 14일 안에 이곳을 방문한 사람이 아니어서 발열 등의 증상이 없으면 원칙적으로 자가격리를 하게 돼 있는데 졸지에 발이 묶인 것이다.

29일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전날 하노이 공항으로 입국한 한국민 100명 안팎이 이 하노이 외곽에 있는 군부대와 병원 등지에 격리돼 있고, 하노이 공항에도 수십명이 격리된 상태다.

또 같은 날 입국한 200명가량은 이미 귀국했고 공항에 격리된 일부도 29일 밤 귀국할 예정이다.

다만 공항에 격리돼 있던 한국민의 경우 29일 오후부터 자가격리로 전환되면서 이미 40여명이 하노이 시내 숙소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노완 주베트남 대사를 비롯한 한국대사관 긴급대응팀이 베트남 당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노이와 달리 전날 밤 호찌민 공항으로 입국한 한국민 약 200명 가운데 19명은 격리를 우려해 곧바로 귀국했고, 나머지는 지역 보건소에서 검역을 받은 뒤 자가격리 처분을 받아 행선지로 떠났다고 호찌민 한인회가 전했다.

한국대사관은 29일 오후 6시(이하 현지시간) 현재 대구·경북 출신이나 최근 14일 안에 이곳을 방문한 사람을 포함해 한국민 217명이 베트남의 군부대와 병원 등 시설에 격리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28일 인천에서 베트남 하노이 공항으로 입국한 한국민들이 29일에도 공항 안에 격리됐다. 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증한 대구·경북과 무관해 자가격리 대상이지만, 이틀째 강제격리된 상태다. 




인천발 여객기를 타고 지난 28일 오후 2시 25분 하노이 공항에 도착한 A(21·여) 씨는 29일 연합뉴스 특파원과 통화에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압수당해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면서 "지금은 한국인 60∼70명이 공항 내 별도 공간에 격리돼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자가격리로 알고 입국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서 "제대로 씻지도, 잠을 자지도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이렇게 한다는 것을 알겠지만, 아직 검사도 받지 못했다"면서 "무조건 방치된 상태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곳에는 노인과 아이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 28일 오전 11시께 하노이에 도착해 아직 공항에 격리된 B(42) 씨는 "어린아이들은 힘든 상황을 견디지 못해 토하기도 했다"고 열악한 상황을 소개했다.

B 씨는 또 "당국이 한때 군부대로 이동한다면서 군용트럭에 태웠다가 군부대에 시설이 부족하다며 다시 하차시켰다"면서 "여성과 어린이들이 몹시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같은 날 밤 하노이 공항에 도착했다가 공항에 그대로 격리된 C(75·여) 씨는 "내내 앉아 있어야 하고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너무 힘들다"면서 "하노이 교민이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귀국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말했다.




28일 오전 11시께 하노이에 도착한 D(26·여) 씨는 8시간가량 공항에 발이 묶여 있다가 다른 한국인 남성 10명과 함께 하노이 외곽에 있는 군부대에 격리된 후 아직 검사도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고 밝혔다.

D 씨는 "20명가량이 함께 자는 기숙사 같은 공간에 있는데 안에서 문을 잠글 수 없는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베트남 당국은 29일 0시부터 한국민에 대한 15일 무비자 입국 허용을 임시 중단했다.

또 한국발 여객기의 하노이 공항 착륙을 임시로 허가하지 않기로 해 이날 오전 10시 10분 인천에서 승객 40명을 태우고 출발했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긴급 회항하는 일이 벌어졌다.

베트남이 갑작스럽게 한국인의 입국에 대해 격리조치 또는 심지어 비행기를 중간에 통보도 없이 회항시키는 조치로 인해 양국간의 감정적인 대립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YTN이 대구에서 사는 관광객들이 다낭에 입국했다가 입국 거부 후 며칠간 격리 되었다가 가까스로 귀국 한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베트남 국민들이 잘못된 보도라며 분노하고 있다. 그 이유는 귀국한 관광객들이 YTN 인터뷰에서 "숙소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게 문을 걸어 잠궜고, 아침으로는 빵 몇 조각을 준 게 전부였다" 라고 말 한 것을 그대로 보도한 것인데, 여기서 말하는 빵 몇 조각은 베트남의 전통 아침식사로 유명한 바게트 샌드위치인 반미를 가리킨다고 한다.

 

 

문제의 YTN 보도 장면 캡처. 누군가가 가짜뉴스라는 딱지를 캡처화면에 써놓았다. 
문제의 베트남 전통 샌드위치인 '반미'. 



반미는 바게트 빵 사이에 고기와 야채를 끼워서 먹는 베트남 식 샌드위치로, 베트남 사람들이 아침에 즐겨먹는 메뉴중 하나입니다. 이런 반미를 빵 몇 조각으로 표현했으니, 베트남 사람들이 화가 난 것이라고 한다. 해당 보도 영상은 유튜브에서 확인할수 있는데, 댓글창이 베트남 네티즌들의 비난으로 가득 차 있고, 비공감 수가 공감의 120배가 넘을 정도로 엄청난 비난을 받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 네티즌들은 YTN 유튜브와 페이스북 홈페이지에 몰려가서 "한국은 베트남에 사과해라", "반미를 빵 몇 조각으로 표현한 저 네티즌들은 당장 사과해라." "거짓말 그만 해라" 등 한국이 베트남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하는 댓글들을 올렸고, 거기에 한국과 한국인을 비하하고 심지어는 북한을 옹호하면서 북한이 남한을 흡수해야 한다는 등의 악성 사진들을 대거 올려서 YTN을 구독하는 한국인 네티즌 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분노한 한국 네티즌들은 "박항서 감독님 돌아오세요", "쌀국수들 적당히 해라", "후진국이 어디서 까불어" 등의 악성 댓글로 응수했다고 한다.

 

한편 베트남 정부의 과도한 코로나19 대응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한국의 대구·경북에서 일하는 4000여명의 자국민 본국귀환 요청까지 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토 내 확산방지를 위해서는 해외 위험지역에서 일하는 자국민 수송조치까지도 `위협요소`로 인식한 것이다. 대신 베트남은 한국 정부에 대구·경북 내 베트남 국민들의 감염방지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의 과도한 입국금지 조치에 한국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중국 우한(武漢)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국제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16일 오후 베트남 하노이 경남 랜드마크타워(랜드마크72) 한식당 식객에서 마스크와 일회용 앞치마를 착용한 직원이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발열을 비접촉 원적외선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후 베트남은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 허용을 잠정 중단한다고 통보하는 등 공세적인 대응을 해 한국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9일 0시1분부터 한국인에 대한 무사증(무비자) 입국 허용을 잠정 중단한다고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에 통보했다. 베트남은 2004년 7월부터 한국인에 대해 15일간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15일을 초과해 베트남에 체류하면 목적에 따라 초청비자나 상용 비자 등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지난 27일부터 관광비자와 상용비자 발급을 위한 초청장 등의 발급을 중단했다. 한국인에 대해선 비자를 내주지 않는 방식으로 입국을 금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베트남 정부는 앞서 26일엔 대구·경북 지역 거주자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 발등엔 불이 떨어졌다. 본사 직원의 현지 출장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한국 본사와 현지를 오가며 진행하던 회의와 현지 행사, 바이어 상담 등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베트남은 한국 기업과 매우 밀접한 나라다. KOTRA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수는 3031곳에 달한다. 한국 기업 생산기지도 많다.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S, 포스코 등이 대표적이다. 베트남에 있는 삼성 직원만 15만 명이 넘고, 이 중 10만 명은 삼성전자 직원이다. LG전자도 베트남을 주력 제조 기지로 삼았다. 작년에 경기 평택공장을 철수하고, 스마트폰 생산 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베트남의 입국제한 조치로 한국민들이 억울하게 피해를 입는 사례가 잇따르자 국내 여론도 상당히 안 좋아지고 있다. 최근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를 아시아 정상급으로 견인하며 국민영웅으로 떠오를 정도로 베트남 내 한류는 최고 인기였다. 하지만 이번에 갑작스런 회항 조치 등으로 국민들도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코로나19로 양국 관계에 더 이상의 치명상이 생기지 않도록 한국의 외교채널이 다각적인 대책마련을 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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