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9일 마스크 448만개 출하…휴일지킴이약국 등 공적 판매처에서 구매 가능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공적 물량 마스크 716만5000개를 확보해 이 중 448만개를 약국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이날 전국에 출하한다고 밝혔다.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대구·경북(청도)에 154만개, 수도권 218만개, 그 밖의 지역에 61만개, 공영홈쇼핑에서 10만개가 공급된다.
대구·경북 지역에서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은 약국과 농협 하나로마트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은 약국과 행복한백화점(서울 양천구)에서 살 수 있다.
이 밖의 지역에서는 약국과 농협 하나로마트(인천 포함), 아임쇼핑(부산역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농협 하나로마트는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전 지역 매장이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공영 홈쇼핑을 통한 주문은 전국에서 가능하다. 방송시간에 맞춰 전화주문(080-258-7777, 080-815-7777)을 하면 되며, 이날 홈쇼핑별 판매량은 행복한백화점 10만개, 아임쇼핑 부산역점 4만개 등이다.
정부는 토요일에 우체국이 문을 닫음에 따라 약국을 통한 유통을 확대(121만개 →261만개)했다. 약국에 갈 때는 휴일지킴이약국 홈페이지(www.pharm114.co.kr)를 통해 영업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정부는 마스크 및 손소독제의 가격폭리·매점매석 등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해 식약처·공정위·국세청·관세청·경찰청·지자체로 구성된 정부합동단속을 실시하고 있으며 피해사례가 있을 경우에는 신고센터(02-2640-5057/5080/5087) 및 소비자상담센터(1372), 식약처 홈페이지를 통해 적극 신고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마스크 대량 부족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각종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이비인후과 의사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KF94 마스크를 UV 멸균기에 소독해서 써도 되느냐”는 문의 글도 올라왔다. 한 의사는 “이 사태가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다”며 “마스크 안쪽에 크리넥스 티슈를 덧대 며칠씩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마스크를 수일간 써도 상관없다”는 말도 나오지만, “마스크 재사용은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마스크에 남아 있는 세균 등이 또 다른 감염을 일으킬 수 있어 마스크를 재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한다. 오랫동안 착용해 마스크가 축축해지면 바로 교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의사들은 더욱 마스크 재사용을 하면 안 된다. 이비인후과의 경우 환자의 콧물과 가래 등과 같은 분비물이 쉽게 묻기 때문에 마스크를 자주 교체해야 한다.
마스크가 부족한 곳은 일반인뿐 아니라 군부대와 산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군부대의 경우, 병사 42만 명에게 하루 마스크 한 장 보급을 하려면 한 달에 1,275만 장이 필요하지만, 현재 군이 보유하고 있는 물량은 3백만 장뿐이다. 전체 병사가 일주일 쓸 분량밖에 없다. 계약된 마스크 455만 장이 계획대로 더 들어오더라도, 520만 장이 부족하다고 한다.
수급처도 아직 찾지 못했다. 국방부는 우선 대구·경북 장병들부터 예비군 훈련용으로 확보해둔 마스크를 지급하기로 하고 부족 물량 확보를 위해 식약처 등과 방법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민간에 공급할 마스크도 부족한 상황이라 아직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마스크 품귀현상이 벌어지자 정유·화학·건설업계 등에서는 노동자 건강을 지키는 데 꼭 필요한 산업용 마스크조차 구하기 어려워졌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약국과 마트에서 일회용 마스크나 면 마스크가 속속 동나는 가운데, 일반 시민들은 평소 구매하지 않던 산업용 마스크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카페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일반 마스크를 구하기 힘들어 방진 마스크를 샀다"는 '인증글'이 지난 한 달간 수십여건 올라왔다. "마스크가 없다면 근처 철물점에서 산업용 마스크를 사라"고 조언하는 글도 여럿 보였다.
산업용 마스크를 산 일반 시민 대부분은 일반 마스크를 입수하지 못해 차선책을 택한 것이라고 했지만 '산업용은 바이러스 차단력이 더 높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구매하는 이도 있다. 철물점에서 방진 마스크를 10장 샀다는 사업가 이모(41)씨는 "위험한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착용하는 방진 마스크를 쓰면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일반 마스크보다 숨쉬기가 불편하지만 더 안전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산업 현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일반 시민들은 산업용 마스크 구매를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맘카페 등에는 "방진 마스크는 현장 노동자에게 양보하자"는 취지의 글이 속속 올라왔고, "몰라서 주문했다가 취소했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감염을 예방하려고 굳이 산업용 방진·방독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산업용 마스크가 아닌 KF80 이상의 일회용 마스크만으로도 일상생활에서는 충분히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며 "호흡을 과하게 차단하는 마스크를 쓰면 오히려 숨이 차서 불편하기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하루하루 마스크 출하량을 고시하며 대처하고 있지만, 마스크 부족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수제 면 마스크를 대안으로 사용하자는 의견도 많이 나오고 있다.
두 겹으로 만든 면 사이에 정전기 필터를 넣어 만들면 된다. 정전기 필터는 온라인 등에서 살 수 있는데 마스크 하나당 필터 비용은 100~200원 정도다.
이렇게 만들어 사용하는 마스크는 다시 빨아서 쓸 수도 있고 얼굴 체형에 맞춰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문제는 성능인데 실제로 실험해보니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스크에 물방울 형태의 입자를 뿌려 차단 효과를 측정했더니 수제 면 마스크는 100개 입자 가운데 80개에서 95개까지는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정한 KF80 마스크와 비슷한 수치다.
수제 면 마스크의 핵심은 필터다. 만약 면 마스크에 정전기 필터가 없다면 물방울 입자 100개 가운데 20개 정도밖에 막아내지 못한다. 예방 효과가 거의 사라지는 셈이다. 정전기 필터를 쓰는 이유는 정전기가 미세먼지 입자를 흡착하기 때문이다. 정전기 필터가 부착된 상태로 사용해야 KF보건용 마스크만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필터를 면 마스크 크기에 맞게 잘라 끼워야 제대로 효과가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