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합당, '막말' 민경욱 김순례 이은재 등 공천 탈락시켜…김형오 '막말 논란자' 가차 없이 자른 까닭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2. 29.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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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 작업을 하면서 작심을 한 것이 바로 '막말 상습자'에 대한 정리인 것 같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의 대표적인 '막말러' 민경욱 의원을 과감하게 탈락시켰다. '겐세이' 이은재 의원과 '5.18 망언자' 김순례 최고위원도 탈락됐다. 앞으로 남은 공천에서도 조금이라도 막말 논란이 있는 후보자들은 과감하게 정리할 전망이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28일 오후 국회에서 경기·인천의 15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공관위는 경기에서 △오산시 최윤희 전 해군 참모총장 △용인시정 김범수 세이브노스코리아 대표 △안성시 김학용 의원을 단수추천했다.

인천에서는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배준형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 △인천 미추홀구갑 전희경 의원 △미추홀구을 안상수 의원 △연수구을 민현주 전 의원 △계양구을 윤형선 전 인천광역시 의사협회 회장을 단수추천했다.

 

미추홀구을은 윤상현 의원의 지역구로 윤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현역 의원간 대결이 연출된다. 김 위원장은 다만 “윤 의원도 아주 훌륭한 분이고 현명한 판단을 하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공관위는 인천·경기의 경선 지역도 발표했다. 공관위는 경기 구리시에 김구영 경기도당 부위원장과 나태근 전 국가정보원 사이버안보 정책기획담당관, 송재욱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 세 명을 붙이기로 했다.





경기 하남시에서는 이창근 전 서울대학교 연구부교수와 윤완채 전 제5회 지선 하남시장 후보가 맞붙는다. 현역 이현재 의원은 컷오프됐다. 이 의원은 경기 하남시 열병합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부정 청탁 혐의로 재판을 진행중이다. 김 위원장은 이 의원의 컷오프와 관련해 “이런저런 것이 모두 고려됐다”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병에서는 권미나 전 경기도의회 교육위원과 김정기 신의한수 정치평론가, 이상일 전 의원이 경선을 치른다. 파주시을에서는 박용호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과 최대현 전 MBC 아나운서가 맞붙는다. 경기 화성시갑에서는 김성회 전 의원과 최영근 전 화성시장이 경선을 치른다.

인천에서는 연수구갑에서 김진용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과 제갈원영 제7대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등 3명이 붙는다. 부평구갑에서는 정유섭 의원이 현역으로 유제홍 전 대한민국 젊은보수 대표와 경선을 치르게 됐다.

 

한편 김 위원장의 발표 후 기자들의 질문은 단연 민경욱 의원을 '컷오프'한 이유에 집중됐다. 연수구을에서 현역 민경욱 의원 대신 민현주 전 의원을 공천했다. 김형오 위원장은 이에 대해 "여러 논의를 많이 했고, 공관위가 심사숙고 끝에 결정했다"며 "충분히 검토했다"는 답만 되풀이했다. '막말 등 언행 때문이냐'는 취지의 질문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김 위원장은 "허심탄회한 얘기도 교환했다"고만 하면서 "여러분이 판단하라. 우리가 이유를 밝히지 않는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민 의원의) 당을 위한 노력은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했다”고만 계속 밝혔다.

 

국회에서 초선임에도 언론 주목을 많이 받았던 민경욱 의원이 왜 공천에서 탈락했을까. 

 

이는 앞서 김 위원장이 막말이나 혐오 발언을 한 의원들은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던 방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민 의원은 최근까지도 “씨×× 잡것들아”가 담긴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하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 지난해 11월에는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을 두고 “노년의 어머니를 출세한 아들이 함께는 아니더라도 근처에 모시고 살 수 있지 않았을까. 법적으로 문제가 있었을까”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와 함께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SNS 설전을 벌이거나, ‘문 대통령 3대 친일파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KBS 앵커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민 의원은 누구보다도 '언어'를 가려서 써야 하는 직업 출신이다. 그럼에도 그의 막말 퍼레이드는 초선 초반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당을 위해 헌신한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갈수록 막말의 도가 심해지고 비 상식이고 인신공격 수준의 막말을 계속 하면서 여론의 거부감과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동안 통합당은 민 의원의 불필요한 막말 때문에 당 전체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등 역효과가 더 컸다. 

 

김 위원장은 경기 성남분당을 지역에 김민수 당협위원장을 단수추천하면서, 이 지역구 공천을 신청했던 김순례 최고위원도 공천에서 탈락시켜 버렸다. 김 최고위원은 이른바 '5.18 망언' 논란 당사자다.  

 

김순례 최고위원은 '5.18 유공자'들에 대해 괴물이라는 막말을 해 그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었다. 



김형오 위원장은 김순례 최고위원을 컷오프한 것에 대해 "막말이나 불미스러운 행동, 혐오 발언은 세비를 전액 반납하기로 한 정신을 참작하고 고려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날 민경욱 의원 컷오프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김순례 최고위원과 비슷한 이유로 탈락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초선 의원들의 경우 언론의 조명을 받기가 상당히 어렵다. 자신의 존재감과 정책 차별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언론에 드러낼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지만, 웬만해선 중앙언론에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언론이 아무래도 중량급 있는 의원들 위주로 취재를 하게 되고 인지도가 낮은 초선들은 공중파 뉴스에 짧게 인터뷰 되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정도다. 그래서 초선에 대변인직을 맡으면 쾌재를 부르며 카메라 앞에 서곤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초선들은 가끔 튀는 행동으로 언론의 주목을 이끌어보기도 한다. 

 

'막말'이 가장 대표적인 소재다. 언론카메라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말초적이고 공격적이고 거의 욕 수준에 가까운 막말을 쏟아내려고 시도한다. 처음에는 거부감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지만 막말에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되면 초선들은 그 유혹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 없게 된다. 또 핵심 지지층의 환호를 이끌어내기 때문에 계속 그들의 입맛에도 맞춰주기 위해 더 도가 넘는 막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장제원 의원 등 일부 의원들도 언론 카메라를 잘 이용하는 의원으로 유명하다. 평소 방송사 카메라가 돌지 않을 때는 점잖에 앉아있다가 상임위가 생방송되는 날이면 일부 의원들은 돌변을 한다. 언론 플레이 성 막말과 고함을 다반사로 한다. 그것이 또 주목을 받게 되는 게 지금의 정치 현실이다. 

 

이은재 의원은 '겐세이' '야지' 등 비상식적이고 교양 없는 단어 사용으로 다른 의원들과는 사뭇 다른 차원의 '막말러'로 불렸고 이번에 공천 탈락됐다. 

 

 

민경욱 의원은 이렇게 인지도 낮은 의원이 쉽게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홍보' 메커니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를 이용했다. 민감한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그는 상식이하의 막말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 했다. 기자들도 민 의원의 말초적인 비난에 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제목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김형오 위원장은 민 의원과 같은 기자 출신(동아일보)이지만 5선을 하면서 막말 논란에 단 한번도 휩싸인 적이 없다. 평소 그의 정치 철학관도 합리적이고 타협과 협상에 우선순위를 두는 편이다. 그 과정에서 막말로 상대를 몰아붙이거나 뒤통수를 치는 법이 없었다. 이러한 정치 성향 때문에 김 위원장이 다른 요소는 몰라도 막말 논란자는 이번에 작심하고 물갈이를 하려고 벼른 것 같다.

 

김순례 최고위원도 지난해 2월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내며 우리 세금을 축내고 있다”는 발언해 당으로부터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사퇴 요정’ 이은재 의원(서울 강남구병) 역시 과거 ‘겐세이’, ‘사퇴하세요’ 발언 등 막말 논란에 여러 차례 휩싸였고 결국 컷오프됐다.

 

김 위원장은 막말이 국회의 품격과 권위를 떨어뜨리는 암적인 요소로 보고 과감하게 관련자들을 정리하고 있다. 그동안 유독 통합당 의원들의 막말 논란이 많았고, 막말 때문에 더 '꼰대'같은 이미지 정당으로 전락한 측면이 있다. 불필요한 막말로 당에는 아무런 실익도 주지 못하고, 오로지 막말 당사자들의 인지도만 올라가고 지지층들의 격려와 칭찬에 취해 더 헛발질을 하는 악순환이 계속 됐고 결국 이번에 타의에 의해 정리가 됐다.

 

일각에서는 '민 의원이 핵심 지지층의 결집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당내에서 그런 의원들도 한 두명이 있어야 지지층이 계속 응집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제 그런 막말과 욕설수준의 비난으로 핵심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해내는 시대는 지나갔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적어도 통합당에서만은 더 이상 '막말러'들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그래서 미래의 막말 논란 싹을 아예 잘라버리기 위해 과감한 공천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민경욱 김순례 이은재 탈락에 여론도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김 위원장의 행보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김 위원장의 막말 정치인 정리가 올해 출범할 21대 국회의원들에게 새로운 의정평가 지표를 제공해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막말 했다가 공천에 탈락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확실하게 던져주고 있다. 불필요한 막말 논란을 부르고 당에는 아무런 실익도 안겨주지 않고 오로지 개인이 뜨기 위한 관종의 정치 스타일은 과감하게 잘라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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