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흑석동 집 매각' 김의겸 "유용한 곳에 제가 쓰임새 있길"...사실상 총선 출마 시사

성기노피처링대표 2019. 12. 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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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유용한 곳에 제가 쓰임새가 있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것이 사실”이라며 사실상 총선 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김 전 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 출마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제 주위 분들과 진지하게 상의한 뒤 말씀드릴 기회가 있다면 말하겠다”며 이같이 답했다.
 
‘전북 군산에서 김 전 대변인을 봤다는 목격담이 있다’는 질문에는 “(대변인을 사퇴한) 3월 이후로 제 고향인 군산을 가본 지 오래됐다”면서 “친구들을 보러 한 두세 차례 다녀온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직 사퇴의 배경이 된 ‘흑석동’ 집을 최근 매각하겠다고 밝힌 것과 총선 출마와의 연관성에 대해서 김 전 대변인은 “별개”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제가 페이스북에 말씀 드렸듯 이 집 매각 해야겠다 (결정) 했던 것은 한달 전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발표했을 때”라며 “김의겸 때문에 흑석동이 분양가 상한제에서 제외됐다는 보도가 나오고 마음이 무거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얼굴이 아른거렸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 안정을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저를 얼마나 원망할까하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회상했다.
 
흑석동 집 매각 결정과 관련해서는 “제가 먼저 결심을 했고 아내에게 동의를 구했다”며 “처음에는 많은 갈등이 있었는데, 저와 이야기를 나눌 때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구가 쓰인 머그잔이 있었다. 그걸 보며 제 아내가 ‘그래, 사람이 먼저지’라고 하며 동의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매각 차액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차액이 어느 정도 발생하는냐 하는 것은 저 한테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액수가 어떻든 기부하겠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페이스북]



앞서 김 전 대변인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 대변인 시절 매입해 물의를 일으킨 흑석동 집을 판다”고 밝혔다. 또 부동산 매각 차액은 전액 기부하고 내역도 공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지난해 7월 흑석동 건물을 25억7000만원에 매입했다는 사실이 지난 3월 알려지면서 부동산 투기 논란이 일었다. 이후 매입 자금 대출 과정에서도 관련 의혹이 일자 청와대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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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전 대변인의 최근 행보를 보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정치부 기자를 오랫동안 지냈던 그가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어찌 보면 문재인 정권의 '얼굴' 역할을 하면서 슬쩍 부동산을, 그것도 재개발 딱지가 붙은 것을 구입할 수 있다는 그 배짱이 놀라웠습니다. 백번 천번 부인이 몰래 샀다는 것을 인정한다 해도, 뒤늦게 알았다면, 제 정무적 시각으로는 그 사실이 알려지는 순간 부인에게 양해를 구한 뒤 부동산을 매각해야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당장입니다. 이것은 김의겸 부부 사이의 일이 아닙니다. 문재인 정권이 부동산을 잡으려고 그렇게 애를 쓰던 바로 그때, 그런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청와대의 '입'을 자처하던 그가 바로 매각을 하는 행동에 옮겼어야 했습니다. 

 

급하게 처분하는 것은 힘들었겠지만, 바로 매물을 내놓든지 어디에 신탁을 하든지 즉각적인 처분에 나서고 깨끗하게 반성을 한 뒤 조용히 자숙하고 있는 것이 저는 옳았다고 봅니다. 서민들이 받은 박탈감과 충격은 차치하고서라도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도덕성'이 단 한번에 나락에 떨어지는 것만은 막아야 했습니다. 공직자의 모범까지는 아니더라도 사고를 친 후 그것을 '청렴하게' 수습하려는 자세 정도는 보여야 하지 않을까요. 청와대 공직자가 흑석동의 부동산 정도 산 것 가지고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지적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좀 치사하지만, 지난 9월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해 청와대와 고위공직자의 강남 부동산 문제를 지적한 것을 한번 인용해보겠습니다. 

심 대표가 청와대와 행정부처 1급 공무원 이상 관할기관 부서장 등 639명의 재산변동 관보를 분석한 결과, 210명(33%)이 강남 3구에 주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다 청와대와 부동산 관련 정책기관, 사정기관 고위공직자들의 강남 3구 주택보유비율이 46%에 달했다고 합니다.  159명 중 73명입니다. 다른 정부기관 고위공직자의 보유비율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특히, 부동산 사정기관의 경우 강남 3구 주택보유비율이 훨씬 높았습니다.  국세청 80%, 금융위원회 69%, 대검찰청 60% 순이었습니다. 심 대표는 “부동산 관련 고위공직자 46%가 강남 3구에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다. 집값이 올라가면 먼저 이익을 보는 구조”라고 꼬집었습니다.

이런 통계를 보는 국민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신뢰를 보낼 수 있겠습니까. 김의겸 전 대변인이 재개발 딱지를 사서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뉴스를 접한 서민들의 심정은 어떠했겠습니까. 뼈빠지게 하루하루 벌더라도 평생 서울 시내에 아파트 한채 살 수 없는 게 작금의 현실입니다.

 

사실 김 전 대변인이 사과하고 청와대를 떠날 때만 해도 '만시지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가 돌아왔습니다. 흑석동 집을 팔 것이고 그 수익은 기부를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목만 보고 '아,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구나' 했습니다. 배신감을 느낀 국민들에게 '기부'라는 사죄를 통해 어느 정도 면죄부를 받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자리는 막강한 동시에 가문의 영광입니다. 권려과 부를 모두 놓칠 수 없었을까요?


 

흑석동 땅 매각 뉴스의 맨 뒷 부분에 이상한 꼬리가 하나 붙어 있었습니다. 바로 김 전 대변인이 고향 군산에 내년 총선 출마를 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예측은 불행하게도 사실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맨 먼저, 저는 김 전 대변인이 권력의 화신이라는 말보다 상당히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입을 자처하던 그가 경위야 어찌됐든, 대한민국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 가운데 하나인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였고 결국 사퇴까지 했다면, 가문의 영광을 준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평생 몸을 낮추고 겸손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봅니다. 

 

개인의 선출직 참여는 자유라고 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조국 전 장관이 일반인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조리돌림'을 당하는 것도 결국은 그가 청와대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이라는 권력의 외투를 걸쳤기 때문입니다. 힘이 있는 자는 더 깨끗해야 합니다. 그래야 권력의 정당성이 나오는 것입니다. 힘 있는 사람들이 그 권세를 이용해 사적인 이익까지 취하려 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불공정한 것입니다. 

 

김의겸 전 대변인의 '후안무치'를 보면서 저는 문재인 대통령이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가 정말 자신을 청와대의 입으로까지 밀어올려준 그 주군을 사랑하고 연민이 있다면, 평생 반성하고 몸을 낮추는 자세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 그를 임명해준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이지 않을까요? 여권의 권력구도상 한 사람이라도 더 여의도에 진출시켜야 하는 것은 일견 이해가 됩니다. 그럼에도, 그가 자신의 고향 '호남'인 군산을 총선 출마 후보지로 택했다는 것 또한 비판받아야 합니다. 김현미 국토부장관의 모습이 아른거릴 정도로 미안함을 느꼈다면, 수도권의 박빙 험지에 출마해 자신의 '소신'을 한번 검증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김의겸의 흑석동 집 매각과 그 뒤에 붙은 '총선 출마' 꼬리표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지식인들이 얼마나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삶을 '기생'해가고 있는지 실감이 납니다. 본능적인 권력 욕망에 들끓는, 김의겸의 군산 출마를 반대합니다. 그래도 한번쯤은, 자신을 청와대까지 밀어올린 대통령과 국민들과 그의 지지자들을 위해서 살아야 한다고 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어느 한 연설에서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부끄러움이 없는 정치판, 정말 부끄러움은 국민들의 몫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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