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휴가떠나면서 남긴 날 “옆에서 고생하고 있는 안나경씨에게 뭐라 말을 해야할지..."
“그들이 저급하게 갈 때, 우리는 품위 있게 갑시다!(When they go low, we go high!)”
프리랜서 기자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 출두를 앞두고 있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63)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저는 흔들림 없이 헤쳐 나가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직원들에게 보냈다.
손 대표는 1일 JTBC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한 마디쯤은 직접 말씀드리는 게 도리인 것 같아 메일을 보낸다”고 시작되는 글에서 손 대표는 “먼저 사장이 사원들을 걱정시켜서 미안하다”고 적었다.
이어 “저도 황당하고 당혹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 것이 맞고, 주변에서도 그게 좋겠다 하여 극구 자제해 왔다”며 “뉴스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고 지금 나오고 있는 대부분의 얘기들은 기사라기보다는 흠집내기용 억측에 불과할 뿐이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자신에게 제기되는 의문 중 왜 처음부터 강력하게 대처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얼굴 알려진 사람은 사실 많은 것이 조심스러운데 어떤 일이든 방어할 수 없는 상태에서 상황이 왜곡돼 알려지는 경우가 제일 그렇다”며 “더구나 저는 늘 첨예한 상황 속에 있어서 더욱 그렇다”고 했다. 또 “혹 그렇게 악용될 경우 회사나 우리 구성원들의 명예마저 크게 손상될 것을 가장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것은 바로 지금 같은 상황, 즉 악의적 왜곡과 일방적 주장이 넘쳐나는 상황이 증명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대표는 “당장 제 옆에서 고생하고 있는 안나경씨에겐 제가 참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면서도 “사우 여러분들의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됐다. 제게 메일이나 문자 등으로 힘을 보내주신 많은 사우들과 조용히 뒤에서 응원해준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손 대표는 설 인사와 함께 “새해엔 이런 것들 다 떨쳐내고 열심히 우리 일에 집중합시다”라고 메일을 끝맺었다.
앞서 프리랜서 기자 김웅씨는 지난달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손 대표가 2017년 경기도 과천의 한 교회 주차장에서 접촉사고를 낸 후 그냥 가려다 뒤늦게 수습했고, 당시 여성 동승자가 타고 있었다는 내용의 기사화를 막기 위해 채용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해당 의혹을 부인한 뒤 “김씨가 정규직 채용과 거액을 요구했다”며 “해당 의혹들은 사실무근이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손 대표는 김씨를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지난달 24일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사건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변하면서 당시 상황과 관련한 공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씨는 지난달 31일 한 매체와의 생방송 인터뷰에 출연해 “저는 단순한 입장을 견지한다. 제가 원하는 것은 오로지 사과다”라며 “1차 뺑소니 사건은 직접 취재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제가 당사자가 된 1월 10일 폭행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손 사장은 다 인정을 했다. 약 90%라고 말씀 드리겠는데. 유독 동승자 부분만 진술을 번복했다”며 “최소한 ‘당신은 업무용 차량을 직접 운전해서 비업무적으로 사용한 걸 인정하지 않느냐’니 인정했고 그 단순한 사실 하나로도 기사 가치는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1일 또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사과를 하지 않으면 손 대표와는 경찰 소환 등 (형사) 절차대로 갈 수 밖에 없다”면서 “솔직히 (손 대표에게) 사과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손 대표와 김씨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해당 사건은 경찰 수사로 밝혀지게 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손 대표 측과 일정을 조율해 설 연휴 이후 조사할 것”이라며 “조사는 제3의 장소가 아닌 경찰서에서 한다”고 밝혔다. 동승자 문제에 관해서는 “본질에서 벗어난 사안이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수사 대상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일련의 손석희 사태에 대해 여론은 여전히 관망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 수사기관의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여론도 그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형국이다. ‘JTBC 뉴스룸’이 손석희 폭행 논란에도 불구하고 ‘JTBC 뉴스룸’ 시청자들은 채널을 돌리지 않고 있는 것이 이를 말해준다.
TNMS 미디어데이터에 따르면 ‘JTBC 뉴스룸’ 시청률 (유료가입)은 1월 24일 서울 마포경찰서에서 프리랜서 김웅 기자와 손석희 앵커 폭행 논란으로 내사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 진 당일 24일 에도 시청률이 5.4%로 전날 23일과 동일 했으며 시청률 순위 역시 종편 2위로 전날과 동일했다.
이후 손석희가 ‘뉴스룸’을 진행하는 1월 28일 월요일 (손석희 앵커는 월 ~목요일만 뉴스룸 진행) 시청률은 5.7%로 오히려 상승 했고 다음날 1월 29일 화요일에도 ‘JTBC 뉴스룸’ 시청률이 다시 5.8%로 소폭 상승 했다. 시청률 순위도 1월 28일과 29일 종편 1위로 상승 했다.
‘JTBC 뉴스룸’은 1월 29일 50대가 가장 많이 시청했고 (4.4%) 그 다음 40대가 많이 시청했다 (3.7%). 지난 1월 28일 손석희 앵커는 자신의 폭행사건에 대해 ‘JTBC 뉴스룸’ 오프닝에서 입장을 언급 한 바 있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