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의 오만한 발상 "대선후보 아니면 전당대회 나오지 말아야"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나경원 의원이 이르면 연초 치러질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 대해 "대선후보가 될 수 없는 사람은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6일 밝혔다.
나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당 아침회의에는 대선후보들이 테이블에 앉아서 토론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 대표가 주재하는 아침 최고위원회의에는 대표최고위원과 최고위원, 원내대표 등이 참석해 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잠재적 대선후보급이 각자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고 경쟁을 통해 인물을 키워내겠다는 전략이다.
나 의원은 "지금 야당의 문제는 미래 희망이 되는 얼굴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그런 의미에서 단일지도체제로 운영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한 명한테 올인하면 너무 위험하다. 대선후보가 될 사람을 모두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의 발언에 대해 오만하고 경솔하다는 반응이 즉각 나오고 있다. 대선후보가 될 만한 사람만이 전당대회에 나와야 큰 정치인을 키워낼 수 있다는 발상은 현재의 자유한국당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데서 온다. 현재 야당이 대선후보 인물난을 겪고 있는 것은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좋은 인물을 담아낼 만한 하드웨어가 엉망이기 때문이다. 개혁적이고 국민들 지지를 받는 정당이라면 대선후보가 될 만한 사람은 많이 있다.
현재와 같은 '진흙탕' 자유한국당에서 아무리 인물을 키워본들 그것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당의 도덕성과 개혁성, 철저한 반성 위에 새롭고 깨끗한 집을 지어야 그나마 입주를 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물론 원내대표가 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나온 말이긴 하지만, 그가 앞으로 원내대표가 된다면 가장 먼저 새 집을 짓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선수가 많고 정치경력만 오래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대선후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나 의원의 발상은 본인위주의 편의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이 처한 상황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인물이 없는 당에서, 대선후보가 될 수 없는 사람은 전당대회도 나오지 말아야 한다고 꾸짖는 발상이 뜬금없고 이기적이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