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내 나라 무너지고 망가져…현실정치 복귀하겠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는 20일 “내 나라가 이렇게 무너지고 망가지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 생각하고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라가 통째로 넘어가고, 경제가 통째로 망가지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패배 직후 야당 대표를 물러나면서 ‘홍준표가 옳았다’는 국민의 믿음이 바로 설 때 다시 돌아오겠다고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홍 전 대표는 “정계를 떠난 일이 없기에 정계 복귀가 아니라 현실 정치로의 복귀라고 해야 정확하다”면서 “12월 중순 국민과의 직접 소통 수단인 홍카콜라 TV를 통해 그동안 못다 했던 내 나라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또 “프리덤 코리아를 통해 이 땅의 지성들과 네이션 리빌딩(nation rebuilding) 운동을 펼칠 것”이라면서 “그것만이 좌파 광풍 시대를 끝내고 내 나라를 살리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6·13 지방선거 참패 이튿날인 14일 대표직 사퇴 후 7월 11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9월 15일 귀국했다.
홍 전 대표가 이날 정치 활동 재개를 공식 선언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6월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홍 전 대표는 불과 5개월여만에 다시 정계복귀를 선언했다. 이는 현재의 자유한국당 쇄신 작업이 지지부진한 것에 따른 당연한 결과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당 쇄신 작업을 이끌고 있지만, 전원책 파동 등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완전히 잃은 상태다. 홍 전 대표도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당 상황을 관망하며 복귀를 저울질해오다 별 다른 게 없다는 것을 직감하고 당 대표 도전을 위해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홍 전 대표의 복귀가 자유한국당의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내주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당에서 홍 전 대표의 복귀에 대해 "국민들에게 큰 웃음을 주라"는 비아냥 성명을 낼 정도로 그의 뻔뻔한 '유턴'은 자유한국당의 쇄신 작업을 더욱 희화화시킬 것이다. 당으로서는 막심한 손해이지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지 않는 현 상황에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홍 전 대표를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홍 전 대표의 상대적 부상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홍 전 대표의 경쟁력이 아닌 상대의 부진에 따른 반등이라는 점에서 한시적일 뿐이다.
홍 전 대표로서는 잃을 게 없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공간을 정계복귀의 수순으로 잡았다는 점에서 시기상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그의 복귀는 정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민심에 역행하는 다분히 사심이 담긴 선택이다. 홍 전 대표의 정치생명은 어느 정도 연장될지 모르지만 자유한국당의 완전한 붕괴는 더 앞당겨질 뿐이다. 홍준표의 이기적인 정치의 끝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성기노 피처링 대표(www.featur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