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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장 월급 900원에서 20만원 넘기는 데 47년 걸렸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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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장 월급 900원에서 20만원 넘기는 데 47년 걸렸다

성기노피처링대표 2017. 8. 3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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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7년 7월 7일 인터넷매체 보안뉴스에 실린 기사입니다)


‘옛날’ 군인들의 월급은 그야말로 ‘박봉’이었다. 그냥 담뱃값 수준이었다. 1970년 병장의 월급은 900원이었다. 이때 상병은 800원, 일병은 700원, 이병은 600원을 받았다. 10년 뒤인 1980년에는 병장의 월급은 3900원으로 올랐다. 10년 전보다 4.3배 정도 오른 수준이다. 하지만 물가도 같이 올랐다. 1980년 당시 버스 요금은 100원, 자장면 값은 500원이다. 1980년 상병은 3400원, 일병은 3000원, 이병은 2700원을 받았다.  


꾸준히 조금씩 오르던 월급은 1981년과 1984년 동결되며 잠시 상승세를 멈추다 1991년 병장 월급 1만원을 돌파한다. 1991년 병장 월급은 1만원, 상병 9000원, 일병 8000원, 이병 7200원이다. 1995년에는 병장 월급 1만2100원, 1997년 1만3300원으로 조금씩 오르다가 1998~1999년 1만3300원으로 3년간 동결된다. 이후 2000년에는 400원 오른 1만3700원의 월급을 병장이 받게 된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2010년까지 병장의 월급은 9만7500원이다. 2011년이 되어서야 처음 10만원을 돌파하고 병장의 월급이 10만3800원을 기록했다. 


현재 2017년에는 병장 월급이 처음으로 20만원을 넘어 21만6000원, 상병 19만5000원, 일병 17만6000원, 이병 16만3000원을 받고 있다. 특히 내년인 2018년에는 현재금액에 거의 2배 수준인 40만 5996원을 병장 월급으로 받을 전망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2022년까지 병사의 월급을 근로자 최저임금의 50%까지 인상키로 확정했다고 한다. 올해 21만6000원인 병장 월급이 내년 40만5669원(최저임금의 30%), 2022년엔 67만6115원(50%)이 된다. 5년 안에 3배 이상이 되는 셈이다. 물론 급격한 인상에 따른 재원 마련 우려가 없지 않다. 국정기획위는 5년간 4조9000억원으로 추산했지만, 더 늘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병력 감축으로 재원 부담이 무한정 늘진 않을 것이다. 또한 장병 사기, 군복무의 기회비용을 감안할 때 이제는 우리 사회가 병사 봉급 현실화를 수용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많다. 병장 월급이 900원에서 20만원까지 인상되는 데 무려 47년이나 걸린 셈이다.


 


이렇게 사병들의 월급이 현실화 되면서 ‘군테크’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된다. 기왕 병사 월급을 올리는 김에 제대할 때 목돈을 만들어 나갈 수 있게 하는 방안도 함께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의 ‘2017 군인복지실태’에 따르면 병사들은 현재 20만원 안팎인 월급 중 평균 4만2000원을 떼내 저축하거나 부모에게 송금한다고 한다. 쥐꼬리 월급도 아끼는 것이다. 월급이 오르면 더 많은 저축이 가능할 것이다. 군복무 21개월간 월 30만원씩 저축하면 제대할 때 600만원 이상 목돈이 생긴다. 이 돈은 학비나 사회 진출의 ‘종잣돈’으로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대다수 시중 은행은 2013년부터 국군재정관리단과 업무 협약을 맺고 사병을 대상으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사병용 적금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런 상품은 보통 ‘월 납부 한도액 10만원, 24개월 만기, 이자 5% 안팎’의 조건을 달고 있다. 납부 기한은 짧지만, 이자는 일반 적금보다 배가량 높다.

은행 상품 여러 곳에 중복 가입하면서 목돈을 모으는 사례가 많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군인 적금’에 오롯이 월급을 붓고, 필요한 용돈은 부모에게 받아쓴다는 사병들도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사병들의 월급을 유치하는 것이 당장 수익이 되지는 않지만, 제대하고 취업한 후에도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사병 가입자에게 2년간 연 5.5% 이자를 주는 적금 상품은 사실 은행 입장에선 팔수록 손실이 나는 역 마진 상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잠재 고객을 유치할 수 있어 장기적으론 이익이라고 한다. 은행입장에서도 국군희망준비적금에 가입하는 군인이 늘어나면, 이후 예금 거래나 카드 발급 등 파생되는 거래가 많아 절대 손해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방부도 병사들의 목돈 마련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기존 정기적금 외에 펀드, 주식저축 등으로 저축상품을 다양화하고 세제 혜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군대가 사회경력 ‘단절’이 아니라 사회에 첫 발을 내딛게 하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도 이다는 것이다. ‘딸랑’ 몇 만원 월급 받으면 PX에서 며칠만에 날려버리는 추억의 군대 이야기도 이제 안녕을 고할 때인가 보다. 


성기노 피처링 대표


(이 기사는 2017년 7월 7일 인터넷매체 보안뉴스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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