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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치 전면 등장 “분열 말고 거대야당 중심 힘 합쳐달라”…‘옥중 메시지’의 후폭풍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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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치 전면 등장 “분열 말고 거대야당 중심 힘 합쳐달라”…‘옥중 메시지’의 후폭풍은?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3. 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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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4일 국회 정론관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의 자필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옥중에서 정치 전면에 등장했다. 그는 4일 “나라가 매우 어렵다. 서로 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은 직접 쓴 서한을 통해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 된 모습을 보여주시기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 전 대통령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통해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특히 “여러분의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메시지는 총선을 앞두고 잇따른 신당 창당으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보수진영을 향해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을 중심으로 대승적으로 단결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이 지칭한 ‘거대 야당’은 보수진영의 핵심세력이 통합을 이룬 미래통합당으로 해석된다.

 



일부 친박(친박근혜) 정치인들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강성 지지자를 일컫는 ‘태극기 세력’을 바탕으로 총선을 앞두고 자유공화당(자유통일당+우리공화당), 친박신당, 한국경제당 등 창당에 나서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나라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져 있고 국민들 삶이 고통 받는 현실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 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의 모습에 실망도 했지만, 보수의 외연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며 통합당으로의 보수 통합이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2006년 테러를 당한 이후, 저의 삶은 덤으로 사는 것이고 그 삶은 이 나라에 바친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비록 탄핵과 구속으로 저의 정치여정은 멈추었지만 북한의 핵 위협과 우방국들과의 관계악화는 나라의 미래를 불안전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걱정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세력으로 인해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를 했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나라가 잘못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도 있었다. 현 정부의 실정은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들도 많았다”며 “하지만 저의 말 한마디가 또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이어 “나라의 장래가 염려돼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들의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진심으로 송구하고 감사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해서는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4천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며 “부디 잘 견디어 이겨내시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5년 등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돼 현재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유 변호사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대통령께서 자필로 쓴 것을 교도소의 정식 절차를 밟아서 우편으로 오늘 접견에서 받았다”며 “자유공화당 출범 등의 소식도 알고 계신다”고 전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많은 고심을 하셨던 것으로 알고 최종 의견발표가 있다고 결정하신 것은 오늘 접견에서였다"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발표 시점이 오늘인 것에 어떤 계기가 있는 것이냐고 묻자 유 변호사는 "쭉 생각 하셨던 것 같다. 특별히 어떤 시점을 선택하신 건 아닌 것으로 안다. 결정하셔서 작성하셨기 때문에 오늘 발표하신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은 여론을 쪼개고 편가르기를 하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보고 일제히 맹공격을 퍼붓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편지 내용 가운데 "모두가 한 곳으로 힘을 합쳐야 한다"는 부분이 선거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선관위는 즉각 박 전 대통령의 서신 내용에 대한 선거법 위반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이 완결되지 않았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 단죄 또한 미진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박 전 대통령은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이나 사과, 해명은 하나도 없이 오로지 현 정권에 대한 비판과 야권 단결만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지적도 있다.

 

탄핵까지 당한 전직 대통령이라면 자신의 과오를 참회하고 반성하며 조용히 지내야 하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나라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지 회복을 위해 그 위기를 사리에 이용한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아직도 탄핵의 완결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촛불정국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이 박근혜 정권이 망각했던 공정과 정의를 반드시 이뤄내야 탄핵도 비로소 완결점을 가지게 된다. 

 

황교안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서신에 대해 즉각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보수대통합을 이뤄내면 선거에도 효과가 있겠지만 자신의 리더십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박 전 대통령의 지원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이 박 전 대통령을 아무런 당내 합의 없이 덜컥 받아들일 경우 중도층의 지지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로 새누리당', '도로 박근혜당'으로 프레임이 매겨지면 탄핵과 거리를 두면서 중도층을 흡수하려는 당의 전략과도 상충된다. 선거 분위기가 급격하게 황교안에서 박근혜로 쏠리게 될 경우 지금까지 미래통합당이 해왔던 탄핵의 유증 청산작업도 물거품이 된다. 황 대표가 일단 환영을 했지만, 선거가 다가오면서 '박근혜 총선'으로 분위기가 잡히면 황 대표의 대권구상도 흐트러지게 된다.

한편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은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정치재계를 알리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이번처럼 본인이 직접 쓴 서신을 통해 대 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그동안 3년여 동안 일체의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고 침묵하던 박 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현 상황을 국가의 최대 위기상황으로 보고 보수세력의 결집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전면 등장 시기가 미묘하다. 일단 총선을 앞두고는 예상된 행보로 여겨진다. 태극기 부대 등으로 보수세력이 사분오열된 상황에 대해 거대야당 중심으로 단결하라는 제안은 예상이 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국가가 위기상황일 때 박 전 대표의 메시지는 더욱 강력한 시그널을 던져주고 있다. 

 

코로나19로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은 시험대에 서고 있다. 마스크 부족 사태에 대해 참모들에게 공개적으로 4번이나 지시와 질책을 했을 정도로 문 대통령은 현 코로나 정국을 위기로 보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바로 이때 박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공개서한을 낸 것은 문 대통령의 통치입지를 더욱 위축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세월호 참사로 박 전 대통령 또한 국가위기 상황 관리 실패의 책임을 지고 결국은 탄핵까지 당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코로나19 국가재난 상황을 현재 헤쳐나가고 있다. 바로 이런 민감한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타이밍을 잡고 자신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특히 공교롭게도 이번 재난은 대구경북지역에 집중적으로 들이닥치면서 지역민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구경북은 박 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다. 국가 재난사태를 맞아 문 대통령의 위기관리에 대한 대구경북의 민심은 악화되고 있다. 이때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대구경북 지역민에게 힘이 되는 동시에 문 대통령을 향해서는 반감을 더 부추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이번 메시지 타이밍은 극적이고 기습적이었다. 그동안 일체의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칼을 뽑은 것이다. 그만큼 임팩트도 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를 수습하고 있는 현 정부에게는 전직 대통령의 메시지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전직 대통령들은 퇴임 뒤 웬만해선 민감한 이슈에 대해 발언을 하지 않는다. 그것이 정권에 주는 부담이 너무도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 또한 이런 미묘한 상황을 잘 알면서도 옥중메시지를 전격 공개했다.

 

그가 작심하고 옥중서신을 던진 것은 정치 전면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이제는 영어의 몸이지만 국가위기상황에 대해 방관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최정점에 올라있을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출사표를 던졌다. 그의 전면등장 파장이 크면 클수록, 탄핵의 그림자는 줄어들 수 있다. 현 정권의 실책이 크면 클수록, 탄핵의 후폭풍은 조금씩 걷힐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이 코로나19라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대형변수에서 기인한 것이다. 

 

박근혜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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