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강민석 누구인가? 청와대 대변인에 중앙일보 정치부장 출신 임명

성기노피처링대표 2020. 2. 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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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 대변인에 강민석(54) 전 <중앙일보> 콘텐트제작 에디터를 임명했다. 강민석 신임 대변인은 중앙일보 정치부장 출신으로,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출입 기자를 지내 현 정권 인사들과 친분이 있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이해도와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다. 합리적이고 신중하다는 평이다. 

 

강 대변인은 정치권과 언론계의 흐름을 두루 아는 정치부 기자 출신이다. 서울 경성고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1992년 경향신문에 입사해 언론계에 첫발을 디뎠다. 2000년에 중앙일보로 이적해 여론매체부·정치부·탐사기획팀 기자 및 정치데스크, 논설위원 등으로 일했다.

2003년 노무현 정부가 출범할 때부터 청와대를 출입했다. 당시 민정수석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기자-취재원 관계로 만나 인연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정철학과 함께 현재 여권의 사정을 잘 이해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일 때인 2015년과 대선후보 시절이었던 2017년에는 직접 인터뷰를 하기도 했으나 사적인 인연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중한 성격으로 사내에서 선후배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다고 한다. 중앙일보에서의 최종 직책은 제작총괄 콘텐트제작에디터다.

청와대 입성을 위해 지난 2일에 사표를 냈고 3일에 최종적으로 수리됐다. 강 대변인은 임명 직전인 이달 초 중앙일보에서 사직한 탓에 언론인의 청와대 직행을 두고 적절성에 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언론인에서 청와대 참모로 직행한 셈이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경우는 '한겨레' 기자 출신이었는데, 2017년 7월 퇴사한 뒤 이듬해 2월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됐다. 몇 개월동안의 '휴지기'가 있었지만 강 대변인은 퇴직 뒤 불과 사흘만에 청와대로 직행해 논란이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1월 문화방송 출신 윤도한 국민소통 수석과 한겨레 출신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이 청와대 참모로 합류할 때도 적절한지 여부를 두고 비판이 있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새해 기자회견에서 “현직 언론인이 청와대에 오는 것이 괜찮은 것이냐고 비판한다면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으로서 욕심은 청와대에 가장 유능한 사람을 모시고 싶다. 언론 영역에서 공공성을 살려온 분들이 청와대로 와서 잘 해준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계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 교수는 “언론인이 현직에서 바로 청와대 권력기관으로 직행하는 것은 권력의 충실한 감시와 견제라는 언론의 기본 역할이 훼손될 수 있다. 언론 신뢰도가 추락한 상황에서 독자들에게도 보도의 진정성이 제대로 전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공무원의 일정기간 유관기간 취업 제한처럼 언론인들에게도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도 “정권과 언론인 간 고착된 구조, 유착된 관계의 절연 냉각기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고민정 김의겸 김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들. 

 

강 신임 대변인의 등장은 두 가지 점이 눈에 띈다. 먼저 그가 '조중동' 출신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기용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참여정부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은 기자실을 폐쇄하는 등 언론계와 큰 대립을 일으켰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대 언론 전쟁은 곧 '조중동' 프레임과의 전쟁이기도 했다. 하지만 외부 권력에 의한 언론개혁은 실패로 끝났다는 게 정설이다.

 

노 전 대통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조중동의 편파성을 언급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당시 친노인사들은 조중동과의 인터뷰도 거절할 정도로 양측은 감정적인 싸움을 했다. 그뒤 참여정부를 계승한다고 자부하는 문재인 정권은 노 전 대통령이 혐오할 정도로 싫어하던 '조중동' 출신 인사를 청와대의 대변인으로 내세웠다. 왜 그랬을까? 물론 여기에는 강민석 신임 대변인의 '능력'과 자질이 우선했을 것이다. 강 대변인은 조중동 정치부 기자임에도 평소 합리적인 논조로 정치사안을 접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계적이긴 하지만 비교적 균형감 있게 진보와 보수의 대립을 보도하려고 했고 그런 시각을 견지했다는 것이다. 

 

조중동 기자들도 모두 다양한 개인적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물론 조중동이라는 거대 언론 카르텔과 이익이 합치되는 부분도 있지만, 기자가 조직의 논리를 따를 수밖에 없는 현실도 있다. 그런 과정에서도 강 대변인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 주장만을 전달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돋보였고 그것이 '조중동'이라는 어찌보면 문재인 정권의 가장 큰 결격요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의 입으로까지 선정된 배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는 청와대의 강 대변인에 대한 더 큰 기대가 깔려있는지도 모른다. 강 대변인은 조중동 인사들과 두루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고 누구보다 그들의 정치적 논리 형성 매커니즘을 잘 알고 있다. 그의 개인 플레이로 조중동의 대 청와대 논조가 급격하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아무래도 기존 진보진영 출신 인사보다는 조중동과의 호흡이 잘 맞을 수 있다. 이런 점은 청와대로서는 크게 기대는 하지 않겠지만 강 대변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청와대 출입 기자들의 분위기를 어느 정도 적대적이지 않고 호의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다른 한편으로는 문재인 정권의 대 언론관과 향후 정치적 접근이 이전보다는 '통합'에 더 무게를 실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김의겸 대변인'으로 대변되는 진보진영의 논리가 그대로 청와대의 의견이 되면서 그동안 보수세력과는 사사건건 갈등하고 대립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로 인한 국론분열과 국가 에너지 낭비도 심했다. 강 대변인이 철저하게 청와대의 관점에서 논평을 하고 기자들을 상대하겠지만, 지금까지의 대립적이고 분열 일변도의 접근법은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다. 재계와의 소통, 보수진영의 목소리 대변 등이 강 대변인에 의해 이뤄질 수 있다. 이를 통해 향후 총선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문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는 보다 '통합'과 분열 대립의 극복 양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는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 개국공신들 위주의 철저한 친문 세력 중심이었다. 하지만 이런 주류들 사이에 '조중동' 출신이 끼어들 여지가 생겼다는 것은 향후의 정국 흐름을 읽는 데 단초가 될 수 있다. 물론 강 대변인이 그동안의 균형감각을 버리고 청와대 논리에 올인해 이전보다 더 강경한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이는 '강민석' 개인의 출세욕과 청와대의 1회용 통합 상징 인사 기용이라는 잇속이 잘 맞물렸기 때문일 것이다. 애초 청와대는 진보진영 인사 가운데 대변인을 발탁하려 했으나 진보색깔 일변도의 대변인 기용에 부담을 느꼈고, 그보다는 청와대의 콘셉트를 보다 개방적이고 통합적인 것으로 바꾸기 위한 일환의 하나로 강 대변인을 임명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편 일각에서는 중앙일보가 삼성그룹과 '특수관계'에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꾸준히 정치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강민석 대변인의 기용도 그와 연결지으려는 해석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대선 전에 후보자격으로 홍석현 회장의 집을 방문해 장관을 제안했지만 홍 회장이 '내가 장관할 군번은 아니다'라며 거절한 것이 알려져 당시 화제가 됐다. 대신 홍 회장은 북한특사나 미국특사를 원한다는 뜻을 밝혔고 그는 대선 직후 문재인 대통령의 대미특사로도 파견돼 미국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 친서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홍 회장은 문재인 정권 출범 초기 통일외교안보특보로도 임명됐지만 홍 회장 개인사정으로 곧바로 해촉된 적이 있다. 이런 '인연'이 강 대변인의 기용과도 맥락이 닿아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민주당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기용된 점도 그가 국정상황실장 시절 삼성과 밀월관계였다는 점에서 최근 삼성의 '약진'으로 강 대변인의 등장을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친문 핵심 지지층에서도 '다양한 색깔'의 강민석 신임 대변인 기용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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